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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들리는 바(bar)가 있다. 술을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술을 마실 수 있는 집 근처의 바나 이자카야는 대부분 섭렵했고, 그곳은그 중에서도 가장 자주 들르는 곳 중 하나다. 워낙 자주 가다보니 친해진 사람들도 많고, 서로 집에 초대해서 홈파티를 할 정도로 허물 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던어느날 이 바에서 친해진 y씨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가끔은 좀 다른데서 같이 마셔보지 않겠어? 주말에 같이 가자고, 멤버는 내가 모을테니까.”
그리고 약속한 날이 되어 y씨와 만나러 집에서 조금 떨어진 술집에모이게 되었다. 나와 y씨 이외에도 몇 명 바에서 늘 만나던술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순간 머리 속으로 ‘아, 그건가 보구나’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아니나 다를까 y씨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y씨는 최근 그 바의 바텐더 a가자신을 계속 무시하고 상처주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그 바에 가고 싶지가 않은데 같이 동참할 생각 없냐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나서 다른 참석 멤버들도 a가 자신들에게 인간적으로 실수한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시간을 계속 이야기한 끝에 참석 멤버들은 앞으로는 a가바텐더로 일하는 그 바에 가는 횟수를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a에게는앞으로는 전화도 메일도 하지 않고, 요즘 왜 자주 안 오냐고 물어봐도‘일이 바빠서’ 등 대충 둘러대기로 합의했다.
(중략)
어찌되었든 남의 기분 상하지 않게 확실하게 절교하는 방법은 상대방이 절교 당했는지도 모르게 연락을 끊어버리는것. 그리고 좀 더 많은 동료를 모아서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을 사생활은 물론 직장생활에서도 여러 번 경험했는데, 이것이일본의 절교이고 배제의 문화인 것 같다.
(중략)
일단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약간의 무례가 용서되는 것을 이용해서 당사자에게 왜 굳이 이런식으로 절교를 하냐고물어본 적이 있다. 그 때 대답은 대략 이런 것이었다.
“절교 당했다는 사실조차 알려주지 않고, 절교된 이유도 알려주지 않아야만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모르잖아. 그래야 더 많은 친구를 잃고 힘들어 할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