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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문 앞 거대 담벼락 .. 남의 집 감옥 만든 건설사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그냥 복사해서 퍼왔네요
진짜 뭐 참 .. 대단하단 생각밖에 안드네요 미쳤네요 진짜
동영상은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2&sid2=257&oid=055&aid=0000392151
앵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 바로 앞에 담벼락이 세워져 현관문도 열 수 없고 창문도 막혀버린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한 건설사가 자신들 땅이라며 이렇게 남의 집 앞에 담벼락을 세우는 기막힌 일이 서울 시내에서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도로 옆에 있는 낡은 단독주택.
창문과 현관문이 분명히 있는데, 여기 바짝 붙여서 담장이 길게 처져 있습니다.
반지하 주택처럼 보일 정도인데, 창문은 절반 정도가 완전히 막혔고 현관문으론 출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 집에 사는 65살 장애인 이 모 씨 부부는 하는 수 없이 다른 쪽 화장실 벽면을 뚫어 새 현관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관문 설치 작업자 : 화장실 겸 출입문(을 만드는 중이에요.) (원래 있던 문은요?) 저기 (기존 현관문은) 막혀 있잖아요. (화장실에 사람이 있으면요?) 기다려야지, 뭐.]
단독주택 바로 옆에서는 117가구 규모의 대형 빌라 촌 신축공사가 한창입니다.
담벼락은 바로 이 건설사 대표의 지시로 만들어졌습니다.
[빌라 건설사 관계자 : 원래 여기까지 우리 땅이기 때문에, 이분들이 (현관문을) 쓰면 안 돼요. 이거 함부로 취재하면 큰일 나. 이 땅 주인(건설사 대표)도 어마어마한 분이에요. 장애인이 무슨 자랑이에요?]
해당 업체는 빌라촌 옆에 도로를 내면서 담장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건설사 관계자 : 문이 열리는 건 자기들 땅에서 알아서 해야지, 우리가 어떻게 그분들 문 열리게까지 해줍니까?]
건설사 대표는 10여 년 전 이 씨 부부의 집의 일부가 자기 토지를 침범했다고 소송을 내서 이긴 적이 있습니다.
당시 장애인 부부는 판결대로 집의 일부를 헐어내고 그때까지 무단점용 사용료도 냈습니다.
[이규미/단독주택 거주자 : 이거(불법 점거한 주택 일부)를 다 떼어 주고, 3천800만 원 사용료도 때리는 거예요. (당시 진 빚을) 원금도 못 갚고 있어요, 지금도 이게.]
이후 건설사 대표가 이 지역 본인 땅 일대에 빌라촌을 지면서 부부와의 토지 분쟁은 더 심해졌고, 구청 측이 이 씨 부부에게 집을 건설사 측에 파는 게 어떠냐고 권유하기도 했지만, 감정의 골만 깊어졌을 뿐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굳이 담벼락까지 설치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업체대표와 만났지만, 고성과 욕설에 취재는 불가능했습니다.
[건설사 사주/담장 설치 : 뭐하는 거야 지금? 카메라 치워! 발길로 차기 전에 새끼야!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전 더이상 취재 못 합니다. 갑시다.) XX라고 자빠졌네, 이 새끼. 너 이 새끼 이리로 와!]
이후 건설사 측은 별도의 입장자료를 보내왔는데, 오히려 피해자는 자신들이라며 이 씨 부부가 기존 현관문을 계속 사용하면 도로가 깔린 건설사 사주의 땅을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막아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광석/부동산 전문 변호사 : (땅 소유권과 별개로) 담을 쌓느냐 마느냐 하는 부분은 (부부의) 생존권이라든지 생활권을 현저히 침해하게 된다면 (땅 주인의) 권리의 남용으로 갈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죠.]
화장실 청소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장애인 부부는 법적 대응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면서 도와달라고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이게 뭐예요, 무슨 우리 집이 감옥이에요? 아무리 자기 땅이라지만 사람이 살 권리는 줘야 할 것 아니에요. 우린 할 수가 없잖아요. 진짜 변호사님 누가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저희 좀.]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이준영)
김종원 기자(terryable@sbs.co.kr)
네이버에서 퍼왔습니다
문제가 될시 삭제하겠습니다
근데 문제가 되면 어떻게 알아요 ? ㅎ 이게 문제가 되진 않겠죠 ?
웅이다네작성일
2016-03-27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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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 팝스화
SNS를 떠올려 봅니다. 장시간의 사고 구조와 논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곳이 아닌, 그저 일회적이며 즉응적 반응만 난무한 상태. 초등학생들에게 이게 어땠냐고 물어볼 때 ....해서 좋았어요, 라고 천편일률적으로 끝나는 문장과 뻔한 취사선택의 단어들. 그렇지 않은 존재의 발언이라 하더라도, 남들이 읽어줘야 하는 것을 고려하며 짧은 문장 안에 뭔가를 담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제한되는 사고. 이 영화는 딱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터미네이터 1이 이게 뭐야 싶으면서도 열광할 수 있었다는 초기 인터넷 게시판 발현의 순수함이라면, 터미네이터 2는 게시판들을 통해 단련된 진중성이 터져나오는 블로그 초기 단계고, 터미네이터 3은 기능이 복잡하게 많아져버린 수많은 블로그 사이트들 속에서 점점 사람들의 열정이 떨어져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 터미네이터 4가 이제 그런 거 없이 이미지를 통한 싸이월드적 허세만 남았다, 이렇게 비유한다고 볼 때, 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일회성 반응의 게시물에 마찬가지 일회성 반응으로 화답하는 그런 느낌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아이콘들의 사용도, 설정의 짜임도, 존 코너가 변한 이후 내뱉는 대사들, 카일과 새라가 주고 받는 대사들, 상황의 흐름들, 그리고 의미심장한 터미네이터의 팝스화. 그 한없는 가벼움. 모든게 그냥, 일회성 반응으로 끝나서, 뭘 곱씹어볼 여유도 없이 흘러가고 갱신되는 SNS 같은 영화 정도.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참 씁쓸해지네요. 폭싹 늙어버린 것 같아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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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통신사 중계기 전기요금 .. 소비자에게 전가.
통신사 중계기 전기요금, 소비자에게 '떠넘기기'노동규 기자 입력 : 2014.10.12 17:00|수정 : 2014.10.12 20:49 <앵커>곳곳에 촘촘하게 깔려있는 이동통신사 중계기는 통신사의 자산입니다. 중계기 켜는데 드는 전기요금도 통신사가 내는게 당연하겠죠. 하지만 소비자들이 내고 있습니다. 감독 부처인 미래부는 알면서도 눈감아 줬습니다.기동취재 노동규 기자입니다.<기자>이동통신사들이 설치한 '중계기'입니다.24시간 작동하며 야외에 연결된 안테나를 통해 지하까지 전파를 끌어옵니다.그런데 통신사 자산인 중계기의 전기요금은 누가 낼까.찻길 아래 지하도입니다.벽을 보시면 이렇게 이동통신 3사의 중계기가 다닥다닥 붙어서 24시간 돌고 있지만, 이 업체들 가운데 어느 한 업체도 전기요금을 내고 있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안양시의 경우 시 청사나 산하기관에 4백95개 통신사 중계기가 있는데, 통신사들이 전기요금을 내는 중계기는 단 13곳에 불과했습니다.[유한호/경기 안양시청 기술감사 팀장 : (감사 나가 보니) 중계기가 있는 거예요. 통신사에서 설치한 중계기라기에 '전기요금은 누가 내는가' 봤더니, '시에서 내고 있다'는 겁니다.]안양시는 일단 전력소모량이 높은 중대형 이상 중계기에 대한 전기요금 5년 치, 1천6백86만 원을 소급해 징수하고, 올해부턴 소형 중계기에 대해서도 통신사에 전기요금을 부담시킬 방침입니다.지난해 말 미래창조과학부는 이통사 중계기의 전기요금 부담 원칙을 제시했습니다.1백80만 대에 이르는 옥외설치 중계기와 건물 안 중대형 중계기의 전기요금은 통신사가 내도록 했습니다.미래부는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장담합니다.[미래창조과학부 전파기반팀 직원 : 저희가 실태를 사업자 통해서 파악을 했고요. 통신사업자가 옥외 중계기는 다 부담하는 거로 알고 있고, 중대형 중계기도 거의 100%라고 (보고 받았습니다).]그러나 안양시의 경우에서 드러났듯이 통신사들은 거짓 보고를 했고 미래부는 검증하지 않았습니다.더 큰 문제는 4백78만 대에 이르는 소형 중계기의 전기요금은 가입자가 내도록 미래부가 원칙을 세웠다는 겁니다.[스크린골프장 업주 : 손님들이 지하라 안 터진다고 해서 (통신사가 와 달았습니다.) 아 이거 지금 우리 전기를 따다가 중계기를 단 거예요, 그 사람들이.][박지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 자사 서비스를 고객들이 편안하게, 그리고 잘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것들을 설치하는 건데 그러한 비용들은 전부 다 소비자들이 내고 있는 대부분의 비싼 요금에 다 포함되어 있다고 봐도 무관하거든요.]중계기 전기요금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통신사와, 통신사 편만드는 미래부 앞에 가계통신비 경감이란 목표는 말 잔치에 그치고 있습니다.(영상취재 : 김명구·김승태,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이준영)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Id=N1002628653이번에 걸린거야 안양시지만 다른 지자체도 저러럴꺼고. 분명히 주거용 건물을 공공 전기요금에서 나가는데도 찾아보면 분명히 있을겁니다. 이제 비지니스 프렌들리 란 단어는 소비자를 봉으로 보겠다는 이야기랑 같은 뜻임을 몸으로 체험하게 되는 수준이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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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맨 오브 스틸 (2)
캔자스타운에 들러 필요한 것들을 사서 트럭에 싣고 있는 조나단 켄트에게 누군가가 차를 몰고 다가와 인사를 했다. “여어~ 별일 없지?”“그럼. 대런. 아무렴. 자넨 어떤가?”“조니가 저지르는 문제 빼면 뭐 별일 없다네. 녀석 때문에 이번 주에도 학교에 불려갔다 왔지 뭔가.”“조니가 또 뭘 했길래?”“제이미 콜린을 때렸어.”“저런.”“자네 아들 클라크가 몇 살이었지?”“열일곱 됐네.”“그렇구만. 하여간 자네도 조심하게. 그 나이때 애들은 도대체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니까. 마치 괴물 하나를 키우고 있는 것 같아. 내 부모님이 정말 존경스러워져.”“그래. 유념해두지.”“아, 그리고 얘기 들었나? 맥우드네 집.”“그 집은 맥우드가 다른 주로 떠나고 쭉 빈 집이었잖아. 그 집이 뭐가 어떻게 됐나?”“그게 며칠 전에 폭싹 무너졌다네. 마치 불도저가 밀어버린 것 같은데 주변엔 아무 흔적도 없었다지. 이상한 일이라고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어.”“그렇군......”“뭐 어쨌든, 서로 아들내미 잘 키우고 살자고.”대런이 차를 몰고 떠난 후, 조나단은 트럭에 물건을 실으면서 심란한 표정이 되었다.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될 일이었지만, 조나단의 마음 속 한 구석에서는 짚이는 구석이 있었기에. 돌아온 조나단은 아내 마사에게 클라크가 헛간에 있다는 말을 듣고 헛간으로 들어갔다. 헛간에서 클라크는 바로 보이지 않았지만, 조나단은 클라크가 어디 있을지 짐작하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헛간의 지하로 통하는 바닥문을 들어올렸다. “들어가겠다.”흙먼지와 지푸라기가 뿜어내는 냄새가 조나단의 코를 간지럽혔다. 들어간 지하에는 갓난아기가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우주선 한 대가 캔버스 천에 덮여 놓여있었고, 그 뒤편에서 클라크는 팔짱에 고개를 묻고 주저앉아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게냐?”클라크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늘 똑같죠. 별 일 없어요.”클라크는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다. “별 일이 있다고 해도 별 일 없는 거나 마찬가지죠.”“또 네빌 패거리들이냐.”조나단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빌 패거리는 미식축구를 하는 애들로 네빌 매드슨이란 놈이 주축이 되어 있는 학교의 유명한 깡패 무리들이었다. “참느라 고생했구나.”“정말, 참기 힘들었어요.”클라크는 격한 말투와 함께 고개를 들었다. “그냥 손가락으로 가슴을 푹 뚫어버리면 끝날 것 같았죠. 아니면 그냥 살짝 힘조절만 해서 발로 차버리던가. 그래도 골대를 넘어서 제이슨씨네 집까진 날아가겠죠. 그러면 모든게 끝날 것 같았어요. 그렇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잖니.”“아니까 더 미치겠어요!”클라크는 아예 벌떡 일어나기까지 했지만 조나단의 몸가짐엔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런 병신들을 상대하느라고 하루하루가 미칠 것 같단 말이에요! 도대체 난 뭐죠? 아버지의 아들도 아니고, 지구인은 더더욱 아니고. 차라리 지구인이었으면 좋겠어요. 얻어터져서 아프면 차라리 그러려니 하고 엎드려 있겠지만......”“그만해라, 클라크.”“일곱 살 때 주사 맞으려다 주사바늘 구부러져서 학교에서 난리났던 거 기억하세요? 아홉 살 때는 모든 게 다 느껴지는 초능력 때문에 정신이 돌아버릴 뻔한 걸 어머니가 구해줬죠. 왜 난 이렇게 살아야 되죠? 왜 난....”“그만!”조나단은 자신도 모르게 소릴 질렀다. 클라크는 조나단의 서슬에 급히 입을 다문 채로 조나단을 바라보고 있었다. 탈진이 온 것 마냥 조나단은 옆의 의자에 털썩 힘없이 앉았다. 물론 몸이 늙어서인 것은 아니었다. 클라크의 고민은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것이었고, 자신은 그것을 들어줘야 할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그 고민의 해결로 들어가면, 그건 어느 누구도 해줄 수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자신이라고 해도. 조나단은 그것이 가슴 아픈 것이었다. “참기 힘들다는 걸 안단다. 힘을 써서 해결을 해보고도 싶겠지. 난 충분히 알고 있단다.”“아버지가, 알고 있다구요?”“나도 젊을 때는 한가닥 했지. 정의롭지 않은 것들과 싸우고 다니는 게 일과였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할 때마다 어떻게 됐는지 아니.”조나단은 잠시 과거를 회상하는 듯 운을 띄웠다. “나쁜 일은 더 나쁜 일을 부르고, 증오와 미움은 커지고, 끝내는 누구 하나가 완전히 불행해질 때까지 그 일이 계속되었단다. 우리들은 친구 하나를 무덤에 묻어야만 했지.”조나단의 얘기는 그 때까지 클라크가 들어보지 못한 조나단의 과거 얘기였다. 하지만 클라크의 속에서는 아직도 잘 판단이 서지 않고 있었다. 클라크에게는 그런 경험이 없었던 것이다. “네 힘은 다르다. 그 힘으로 누군가를 쉽게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다. 그걸 어떻게 쓰느냐는 네게 달린 것이지. 그러나 적어도 이 세상의 인간들은 네가 어떤 뜻을 갖고 있건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란다. 네가 참아야 하는 건 그런 이유다. 넌 혼자야. 너를 외톨이로 만드는 별에서 살게 하고 싶진 않단다. 넌 그렇게 두려워하고 널 멀리하는 사람들보다는 분명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멋진 일을 하게 될 거야. 그 때까지 좋은 너 자신을 스스로 만드는 거야. 그러니, 잠깐만, 아주 잠깐만 참아두는 거라고 생각하자.”조나단의 말에 클라크는 조금 생각하는 듯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미안해요. 전혀 모르겠어요.”클라크는 그 말을 남기고 헛간 지하를 나서려고 계단에 올라섰다. 그 때 조나단이 한 마디를 더 꺼냈다. “한 가지만 묻자. 맥우드네 집. 네가 그런 거니?”클라크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가, 아무 대답 없이 헛간을 나갔다. 조나단은 클라크가 사라진 쪽을 계속 보고만 있었다. 클라크는 로커를 열었다. ‘얼빠진 클라크’‘파이퍼 고교 최고의 머저리’‘샌님’ ‘병신’이런 글자들과 오물로 그 안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누가 했는지는 뻔히 알고 있었다. 네빌 매드슨 네 패거리들. 클라크가 아무리 가만히 있어도 그놈들은 항상 하는 짓이 이랬다. 그 꼴을 본 순간, 들어서 내리치려던 주먹을 클라크는 천천히 문에 살짝 두들기듯 해야만 했다. 보는 눈도 많고, 무엇보다 로커를 부쉈다가는 아버지가 불려오기 때문이었다. 오물들을 끄집어내고, 클라크는 천천히 자신의 책들을 챙겼다. 책은 썩은 음식물 찌꺼기로 완전히 뒤덮혀 있었다. 그걸 어떻게든 털어내고 있으려니 누군가 클라크의 어깨를 툭 쳤다. “클라크 켄트, 맞지?”“넌 제시 로빈슨일테고.”“음.......”제시는 클라크의 로커 안을 보면서 말했다. “얘기할 타이밍은 아닌 것 같네.”“왜, 뭐든 해봐. 이 꼴을 좀 잊어보게.”“너, 내일 댄스파티에 나랑 같이 가자.”“뭐?”네빌 매드슨이 자기네 미식축구팀 패거리들과 함께 험악한 눈으로 저 편에서 바라보고 있는 게 눈에 띄자, 클라크는 제시를 더욱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대답은?”“너한텐 네빌이 있잖아. 치어리더들은 미식축구팀이랑 같이 가지 않아?”“솔직히 말하면, 네빌이 싫어서 그래. 네가 나 좀 구해주지 않을래?”클라크는 네빌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네빌의 얼굴이 진짜 울그락불그락 변하는 것이 열이 한껏 받은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본 클라크의 맘 속에서 불현듯 뭔가가 변했다. “그래, 가자.”“정말? 알았어. 우리 집은 로드빌 1409번지야. 몇 시에 데리러 올 거니?”“5시쯤 갈게.”“그래. 꼭이다?” “알았어.”방과 후, 클라크는 서너 명에게 붙잡혀 차에서 끌려나왔다. 여느 시골에나 있음직한 차도 옆 술집의 뒤뜰이었다. 맨 마지막에 거들먹거리면서 내린 것은 네빌이었다. 클라크는 여러 놈들의 발차기에 바닥에 팽개쳐져 굴렀다. “제시가 너한테 뭐라고 하던.”“댄스파티에 같이 가자던데.”네빌의 주먹이 날아왔다. 클라크에겐 그런 주먹 따윈 누가 매만지는 정도의 느낌조차도 오지 않았다. 오히려 타이밍에 맞춰 고개를 돌리는 게 더 고역일 지경이었다. 또 살짜기 입안을 깨물어 피를 내주는 것도.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냐?”“파트너가 되어주겠다고 했지.”다시 네빌의 주먹이 날아오려는 순간, 차가 한 대 급히 멈춰서면서 누군가가 큰 소릴 질렀다. “멈춰!”조나단 켄트가 차에서 내려 씩씩대며 다가오고 있었다. 네빌은 들었던 주먹을 천천히 내리고 쓰러져 있던 클라크의 얼굴 위로 침을 뱉었다. 그 모습을 본 조나단 켄트의 눈빛이 완전히 변하는 것을 클라크는 볼 수 있었다. 네빌의 멱살을 순식간에 잡아채서 벽 쪽으로 밀어붙이는 조나단의 우직한 서슬에 남은 아이들은 말려볼 생각조차도 못하고 멍하니 보고 있었다. “내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이 개자식아. 그딴 짓거리 계속 하고 다니다가는 아예 이 동네에서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게 만들어주지. 네 아버지 매킨지 매드슨한테 전해! 이 조나단 켄트가 화가 단단히 났다고!”“이거 놔요, 꼰대 아저씨!”미식축구로 다져진 네빌의 몸뚱이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멱살을 꽉 잡은 조나단의 손은 떨어질 줄을 몰랐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애들이 말리려 하기도 전에 조나단은 멱살을 잡은 손을 휙 돌려 네빌을 바닥으로 패대기쳤다. “너 이 자식, 학교에서 보자.”네빌은 주저앉은 클라크 쪽을 보며 그 한 마디를 중얼거렸고, 다시 따라가서 한 대 치기라도 하려는 듯한 조나단의 몸짓에 패거리들은 차를 몰고 도망치다시피 그 곳을 떠났다. “괜찮으냐?”“그럼요. 별거 없어요.”클라크는 조나단의 손을 잡아 일어났다. 그렇게 무서운 조나단의 모습을 본 적이 없던 지라, 클라크도 역시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조나단은 클라크의 어깨를 툭 치면서 말했다. “집에 가자꾸나.”클라크는 차에 다시 올라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요근래, 조나단의 어깨는 어릴 적의 클라크가 보던 것처럼 크고 넓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클라크는 그 어깨를 다시 쳐다보고 있었다. 어릴 적에, 자신을 감싸안던 그 큰 어깨가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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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기갑전기 헤로스 외전 - 쥬마리온 (1)
창문 틈 사이로 비치는 따스한 햇살에 데미앙은 눈을 떴다. 전날 마신 캄프주 때문에 골이 줄어들어 두개골 속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데미앙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 바람에 담요가 밀려나며 떨어졌다. 데미앙은 옆에 누운 소녀의 나신을 보고 있었다. 앳된 젖멍울과 덜 자란 골반이 만드는 밋밋한 라인이 아무리 봐도 어린 애였다. 데미앙은 길게 자란 장발의 머리를 벅벅 긁었다.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가게 됐는지를 생각하려다 만두고 데미앙은 웃옷과 바지를 아무렇게나 걸쳤다. 걸치면서 그는 한구석에 있는 보따리 뭉치를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천은 제노스 제국의 최고품이라 일컫는 르노아 산 옷감이었지만 오랜 풍랑과 허술한 관리는 그것을 넝마나 다름없게 만들어 놓았다. 사람의 상반신 크기만한 그 보따리 꾸러미를 바라보며 데미앙은 도대체 자신이 어쩌다 여기까지 떨어졌는지를 떠올려보았다. 회상은 착잡함과 분노로 바뀌었고, 더 이상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그걸 잊을 수 있는 방법은 이 붉은 갈기 여관 1층에 있을 것이었다. 캄프주. "캄프주 한 병."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넘기며 데미앙은 주문을 했고, 그가 비틀거리며 2층에서부터 내려와 바에 털썩 앉기까지 계속 그를 지켜보던, 멋진 턱수염과 날렵해 보이면서도 큰 키의 여관 주인장은 말없이 캄프주 한 병을 내놓았다. 데미앙이 연거푸 세 잔을 목구멍에 털어넣고 네 잔 째를 마시려는 순간, 2층 계단을 통해 누군가 엉기적거리며 내려왔다. 데미앙의 옆에 있던 그 소녀였다. 그걸 보고도 주인장은 아무런 말이 없었고, 데미앙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왜." 데미앙은 내려와 곁에 선 소녀에게 짜증을 실어 물었고, 소녀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벌렸다. 데미앙은 쓴 웃음을 짓고는 금화 3기네온을 테이블에 놓았다. 침대에서 볼 때보다 훨씬 앳되어 보이는 갈색 머리의 소녀가 금화를 집으려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금화를 집어들진 못했다. 데미앙이 손가락질을 하면서 물어본 탓이었다. "너, 솔직히 말해봐. 처음이었지?" 소녀의 뺨이 붉게 물들었다. 아무래도 주인장이 신경쓰이는 눈치였다. 그걸 눈치챈 데미앙의 말이 더 짖궂어졌다. "많이 아팠을 텐데 잘도 참더군. 그러게 집안 일이나 잘 돕고 살 것이지 무슨 매춘이야? 정신이 나간 거 아냐? 그런 걸 밝히는 병이냐? 정말 그런 것 같던데. 그 나이에도 그렇게 격렬하게 느끼는 걸 보면...." 데미앙은 말을 더 잇지 못했다. 소녀가 다른 한 쪽 손에 구겨쥐고 있던 것을 데미앙의 얼굴에 던져버렸던 때문이었다. 데미앙은 그게 뭔지 보려고 천천히 얼굴에서 떼었다. 첫날 밤의 흔적이 배어버린 소녀의 속고쟁이였다. 그와 동시에 데미앙의 눈에 들어온 건, 분노를 어쩌지 못해 눈을 부릅뜬 채로 구슬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소녀는 금화를 그러쥐고는 도망치듯 여관을 나갔다. "쳇." 데미앙이 이번엔 병째로 캄프주를 들이키려 하는데 주인장이 병을 잡으며 말했다. "아침부터 이런 싸구려술로 과음하시면 되겠습니까, 데미앙 페르마이어 친위기사단장." 데미앙은 자신의 앞에 버티고 있는 주인장을 올려다 보며 되받았다. "그러시는 당신이야말로 여기서 뭘하고 있습니까? 크리시나 공국의 붉은 창기사 팔크람 폰 라인할트님." 두 사람의 눈빛 속에서 잠시 뜨겁고 격렬한 적의가 교차했다. 그러길 얼마쯤 지났을까. 두 사람의 입에서 피식하고 새어나오던 웃음이 서서히 크게 쏟아져 나왔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푸하하하하하핫!" 팔크람이 가져온 술은 싸구려 캄프주보다 훨씬 비싸고 맛있는 러그라인주였다. 데미앙은 팔크람의 잔을 채워주며 물었다.
"왕년에 제노스 제국 최대의 적이었던 자네가 여관 주인이라니, 지나가던 개가 웃겠군." "다 자네 덕분이 아닌가. 천년에 한 번 나올 뛰어난 마법기사인 자네의 용맹함 덕에 나라가 없어져 버렸으니."
"그거에 대해서 사과받을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그나저나 아직도 자넬 찾는 첩보망이 가동되고 있을텐데, 어떻게 이렇게 편히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군."
팔크람은 한 잔을 들이키고 데미앙에게 술잔을 채워주며 말했다. "그거야 다 여기, 칼레아 시장 다이슨 덕분이지. 하지만 어젯밤에 자넬 봤을 때는 좀 놀랬다고. 날 잡으러 온 줄 알고." "그런데 어째서 공격하지 않았지?" "옛날의 우리는 아니지 않은가. 성급함도 초조함도 사라져갈 나이니까. 거기다가 메리니를 옆에 끼고 고주망태가 되어 있는 자넬 보고선 날 잡으러왔단 생각은 들지도 않았고." "그 애 이름인가. 메리니가." 데미앙이 멋적은듯 물었다. "그래. 우리 여관일도 곧잘 도와주고는 하지. 동생이 아픈데 방법이 없어서." "자네도 못 도와줄 정도인가?" "약으로 그저 살려만 놓고 있을 뿐이라지." "그런 애가 매춘을 하게 보고만 있었다니. 왕년의 그 정의감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자신의 죄책감을 내게 전가하진 말라고. 그런 말 하기엔, 정말 나이를 먹어버렸지. 갓 스무살 시절이 아니란 말이야." 팔크람은 술을 한 잔 입으로 털어놓고는 말을 이었다. "그 땐 정말 뭔가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돌아보니 아무것도 없었던 거야. 크리시나의 수도 마니안이 불타던 날 난 뒤늦게 깨닫고 말았지. 내가 뭘 위해 싸워야 했는지, 그 수많은 죽음들에 대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그런데....." 쓴웃음을 지은 팔크람이 잠시 뜸을 들이다 이내 말했다."아무 것도 없더라고. 아무 것도." "늙은이 같은 말이로군. 고작 30대 중반에." "그래. 겨우 15년 전 일들인데, 폭싹 늙어버린 기분이야. 그런 김에,"
팔크람이 데미앙의 잔을 채워주면서 물었다. "자넨 어쩌다 이렇게 방랑자꼴이 되어 여기까지 온 건지. 그거나 털어놔 보게." 술을 목구멍으로 넘긴 데미앙의 표정이 일그러진 것이 술의 독한 기운 때문인지 과거에 대한 쓰디쓴 회상 때문인지 팔크람은 알 수 없었다. 그저 데미앙의 입에서 흘러나온 거절의 뜻을 듣는 것이 고작이었다. "다음에 하겠네." 수많은 사람들 한가운데 데미앙이 있다. 그들은 데미앙을 둘러싸고 원형으로 서서 비난과 경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앞으로 나와 선다. 페델리니 총리대신. "그리하여 황제폐하를 능멸하고 제노스 제국의 위엄을 추락시킨 이 친위기사단장을 엄한 벌로 다스려..." "아니야! 모두 거짓말이야!" 데미앙이 목놓아 외치는 순간 그는 연기처럼 사라지고 한 여자의 모습이 그 자리에 나타난다. 허영심과 미모로 남자들을 사로잡았던 그녀, 데미앙이 진심을 담아 사랑했던 스카일라의 모습이. "난 당신을 믿었지만 이제 아니에요. 거기다가, 더 이상 당신은 귀족도 아니잖아요. 이젠 그만,꺼져버려요." 이번엔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배신자! 변절자! 은혜도 모르는 놈!" 목구멍이 점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으로 틀어막혀 목소리를 내려고 꺽꺽거리고 있는 데미앙의 앞에 마지막으로 나타난 건 그의 아버지, 페르난드 페르마이어 후작이었다. 그는 슬픈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다가, 쓸쓸한 느낌을 주며 등을 돌린다. 손을 뻗어도, 발버둥을 쳐도 닿지 않는 공간 속에서 울리는 것은 오로지, 데미앙을 비난하는 목소리 뿐."아니야아아아아아!!!!!!!" 데미앙은 벌떡 일어났다. 온몸이 식은 땀으로 절어 있었다. 또 같은 꿈. 그가 친위기사단장직을 박탈 당한 이후 계속 꾸어온 꿈이었다.데미앙은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그 손이 이룩해놓은 제국에서 자신은 쫒겨났고, 죽임을 당할 뻔 했으며, 지금도 죽음의 문턱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것이었다. 문득, 팔크람의 말이 데미앙의 뇌리를 스쳤다. '아무 것도 없어. 아무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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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고대의 양심
사회
사회일반
고대 동문 “성추행 의대생 출교시켜라”
[한겨레] 박수진 기자
졸업생·재학생 성추행 의대생 출교 요구 대자보 붙여“파렴치한 범죄자들에 대한 징계 왜 미루나” 비판
» 고려대학교 로고
고려대학교 졸업생·재학생 127명이 실명으로 ‘성추행 의대생 출교’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학내 2곳에 붙였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고려대학교 당국은 성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구속된 의대생들을 출교시키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사법 절차와는 별도로 존재하는 학칙을 통해 학생을 처벌해왔던 학교 당국이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까지 기도한’ 성범죄자들에 대한 징계를 미뤄온 까닭이 무엇인가”라고 ‘성추행 의대생 징계’를 미루고 있는 학교 당국을 비판했다.
이 대자보는 사학과 88학번 김형민씨가 작성한 문안에 09학번인 재학생부터 88학번 졸업생까지 다양한 학번의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동의의 뜻을 표해 작성됐다.
대자보에서 고려대 동문들은 “6년간 함께해 온 제 여자 동기의 옷을 벗기고 추행하고 그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가히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의대생들이 있었다”며 “학교 당국은 범죄 사실을 알고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교실에 두고 시험을 치르게 한 어이 없는 행태를 보였고, 범죄를 저질러 놓고 증거 인멸까지 획책했던 성폭력 범죄자들에 대한 학칙의 징계를 늦추고 있으며, ‘재판이 끝나보아야 한다’ (의료원 홍보팀 직원 발언)거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등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인내력(?)을 과시하는 중이다”라고 학교의 ‘무대응’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2006년 학내 시위 과정에서 과격한 행동을 보였던 학생들에게 단 2주일만에 출교 처분을 내리는 기민함을 보여준 학교가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까지 기도한 ’ 성범죄자들에게 이리 누릇누릇 눅눅해진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차마 믿어지지 않지만 가해자가 국내 유수의 로펌 변호사와 유력 인사의 자제라는, 그래서 우물쭈물하고 있다는 소문이 맞는 것인가?
그래도 의사 바라보고 달려온 인생들인데 그 꿈을 꺾는 것이 가혹해 보여서 망설이고 있는가? 아니면 술 먹고 장난 좀 친 것이 이렇게 큰일이 되어 버릴 지 뉘 알았냐고 한탄하며 추이를 보는 중인가? 그 어느 쪽이든 고려대학교 학교 당국은 지금 그 무능함과 게으름을 만천하에 폭로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며 늑장 대처의 부적절함에 일침을 가했다.
대자보에서 고려대 동문들은 “무려 6년간 동고동락해 온 동기생의 옷을 벗기고 추행의 손길을 뻗은 순간, 그리고 그 기막힌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시시덕거린 순간, 문제의 의대생들은 대학생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였을 뿐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육체를 떠맡아야 하는 의학도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원천봉쇄한 것”이라며 “일찍이 고려대학교 학교 당국이 자랑해 마지않았던 엄격한 학칙의 적용을 통해 그들을 의업에서 배제하는 것이 ‘고려대학교 당국의 사회적 책무’라는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연합의 성명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고려대학교가 누구보다 먼저 가해자들의 범죄 사실을 파악하고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여 처벌하고, 피해자를 구완하는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이미 땅에 떨어진 명예가 썩어들어가게 하고 싶지 않다면, 한시라도 빨리 합당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라며, 이것은 명예회복의 문제가 아닌 학교 당국이 응당 취해야 할 사회적인 의무”라고 지적했다.
‘고려대학교 당국에 고함’ 전문
고려대학교 당국에 고함
얼마 전 김준엽 전 총장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전두환 정권의 학생 제적 요구에 불응하시다가 총장직을 버리셨고, 세상 없는 자리라도 전두환 따위에게 머리 숙일 자리에는 가지 않으리라 총리직을 고사하시던 꼿꼿한 선비, 영원한 광복군 김준엽 총장님의 부음에 많은 동문들이 옷깃을 여몄다. “고대 총장을 지낸 사람이 무엇 하러 총리를 하겠느냐”고 웃으시던 고인의 모습을 추억하며, 그분이 얼마나 고려대학교의 이름을 아끼셨는지를 익히 아는 이들은 마음에 상장(喪章)을 달았고, 그분을 몰랐던 이들도 그 과거를 전해 들으며 가슴 벅찬 추억의 동조자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고인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던 고려대학교, 그리도 아끼고 지키려 했던 고려대학교 구성원의 긍지에 대해 실로 민망한 질문을 던진다. 고인의 자랑은 되지 못할망정 수치는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안타까운 손을 내민다. 지금 고려대학교는 어떤 학교가 되어 있는가.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가. 우리의 ‘정기’는 어떻게 ‘강산을 울리고’ 있으며, ‘영원토록 간직할 우리 모두의 자존심’의 상태는 과연 온전한가.
6년간 함께 해 온 제 여자 동기의 옷을 벗기고 추행하고 그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가히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의대생들이 있었다. 그러한 사실이 있었던 것조차 실로 낯 들기 어려운 일이지만, 어느 집단에든 쌀에 뉘 같은 존재는 끼어드는 법이다. 어느 어물전에든 꼴뚜기 하나쯤은 버티고 있는 법이다. 고려대학교가 아니라 천상의 천사들의 모임이라 해도 어김없이 끼어들 말썽꾼을 솎아낼 방법은 없으리라. 문제는 그러한 말썽꾼들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들을 처벌하여 원칙을 세우고 그들의 행동으로 말미암아 피해 입은 이를 도우며, 그 처리에 일말의 의구심을 없게 하는 일이다. 그 와중에서 불명예는 씻어지는 것이며, 명예는 회복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성의 전당’ 고려대학교는 그 의무에 충실하였는가. 그 누구보다 먼저 가해자들의 범죄 사실을 파악하고 그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여 처벌하거나, 그 정도가 자심한 경우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한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를 구완하는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 본연의 의무를 다하였는가.
유감스럽게도 답은 아니오이다. 학교 당국은 범죄 사실을 알고도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교실에 두고 시험을 치르게 한 어이 없는 행태를 보였고, 범죄를 저질러 놓고 증거 인멸까지 획책했던 성폭력 범죄자들에 대한 학칙의 징계를 늦추고 있으며, “재판이 끝나보아야 한다” (의료원 홍보팀 직원 발언)거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등 대단히 이해하기 어려운 인내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하물며 고려대학교는 2006년 학내 시위 과정에서 과격한 행동을 보였던 학생들에게 단 2주일만에 출교 처분을 내리는 기민함을 보여 준 바 있다. 그 시퍼랬던 서슬이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까지 기도한” (구속 영장 발부 사유) 성범죄자들에게 이리 누릇누릇 눅눅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사법 절차와는 별도로 엄연히 존재하는 학칙을 통해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학생을 처벌해 왔던 학교 당국이 사건 발생 후 한 달이 지나도록 이런 저런 핑계로 시간을 끌고 있는 까닭은 대체 무엇인가.
“지도교수는 물론 동아리 지도교수님도 징계를 받을 예정”이라는 말도 들었다. “출교한 뒤 법정 소송을 통해 출교 무효를 받아내면 되기에 출교 처분을 고심”하고 있다는 말도 접했다. “의대 학장님이 용단을 내리실 것”이라는 말도 전해 들었다. 하지만 순서가 뒤바뀌었고 핵심은 비껴가고 있음을 우리는 지적한다. 무려 6년간 동고동락해 온 동기생의 옷을 벗기고 추행의 손길을 뻗은 순간, 그리고 그 기막힌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시시덕거린 순간, 문제의 의대생들은 대학생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였을 뿐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육체를 떠맡아야 하는 의학도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원천봉쇄한 것이다. 이들의 행동에 대해 응징할 학칙의 적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교수의 반성이, 학장의 용단이, 사후 있을지 모를 소송의 승패의 여부가 대관절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다시 한 번 묻는다. 지금까지 학칙에 따른 징계가 미뤄져 온 것은 무엇 때문인가. 차마 믿어지지 않지만 가해자가 국내 유수의 로펌 변호사와 유력 인사의 자제라는, 그래서 우물쭈물하고 있다는 소문이 맞는 것인가? 그래도 의사 바라보고 달려온 인생들인데 그 꿈을 꺾는 것이 가혹해 보여서 망설이고 있는가? 아니면 술 먹고 장난 좀 친 것이 이렇게 큰일이 되어 버릴 지 뉘 알았냐고 한탄하며 추이를 보는 중인가? 그 어느 쪽이든 고려대학교 학교 당국은 지금 그 무능함과 게으름을 만천하에 폭로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고려대학교 당국에 요구한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학교 당국은 성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구속된 의대생들을 출교시키기 바란다. 그들은 의사의 소양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연합’(전의련)의 성명대로 “의료인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주고 수많은 의료인과 의학도들의 현재 혹은 예비 의료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실추시키는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우리는 일찍이 고려대학교 학교 당국이 자랑해 마지않았던 엄격한 학칙의 적용을 통해 그들을 의업에서 배제하는 것이 ‘고려대학교 당국의 사회적 책무’라는 전의련의 성명에 동의한다. 또한 의업으로부터 그들을 차단하는 것이 더 큰 범죄로부터 그들의 미래를 지켜 줄 것이라 믿는다.
고려대학교 당국에 고한다. 이미 땅에 떨어진 명예가 썩어 들어가게 하고 싶지 않다면, 이미 바닥에 구르는 학교의 이름이 흙속으로 파고들게 하고 싶지 않다면, 하시라도 빨리 합당한 결정을 내려 주기 바란다. 비단 이것은 명예 회복의 문제가 아닌 학교 당국이 응당 취해야 할 사회적인 의무이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억눌린 것 쳐들고 굽은 것 펴는” 것을 긍지로 알았던 고려대학교 동문들은 학교 당국에 대한 또 다른 행동에 나설 것이다.
2011. 6. 27
(서명자 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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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늪작성일
2011-07-11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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