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순례길 '콤포스텔라'

도리돌2 작성일 13.01.22 03:56:11
댓글 24조회 8,168추천 13
 

프랑스 남부 Saint-Jean-Pied-de-Port(쌩장삐드데뽀트 - 보통 생장이라 합니다.)에서부터 스페인 북서부의 '산티아고'까지 약 800km 정도의 순례길이 있습니다.

콤포스텔라, 카미노 등으로 불리우며, 매년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 등으로 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인터넷 검색 ㄱㄱ)

 

2011년 9월 19일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바욘역을 거쳐 타시 '생장'으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사전 지식 부족으로 10유로가 넘는 교통비 손해를 맛 봐야했죠ㅠㅠ

한국에서 이 길에 관한 아주 짧은 지식만 듣고 유럽에 왔다가 우연에 우연을 거듭해 걷게 되었습니다.

 

135879201360662.jpg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엘'을 만들 수 있는 등록소 입니다.

테이블 끝에 앉은 친절한 누님께 안내를 받아서 여권을 만들었습니다.

 

135879201857484.jpg

일곱시를 조금 넘겨 출발했는데 마을을 벗어나서 조금 걷자니 안개가 자욱하더군요.

막 밝아올 무렵입니다.

 

135879109040108.jpg

한 시간도 안 걸었는데 땀이 나고 더워서 바람막이 점퍼를 벗고 잠시 쉬었습니다.

이 길에서 만나는 수 많은 사람들 중 단 한 명이라도 태극기가 한국의 깃발이길 기억해 주면 성공이다 싶어 배낭에 저렇게 메고 다녔습니다.(의외로 알아보는 외국인이 많아서 흐믓한 경우도 많았죠^^)

 

135879103936399.jpg

 

135879203699155.jpg

첫날은 피레네 라는 산을 통해 국경을 넘게 됩니다.

스페인의 론세스바우스까지 가는데 산을 다 오르기 전 프랑스 쪽 전경입니다.

실력과 카메라 성능이 부족해 제대로 담지 못했지만 안개의 바다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135879109835565.jpg
135879204068069.jpg
이곳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다음 생애는 이곳의 소나 양으로 태어나고 싶다더라구요.

너무 편안해 보인다구^^:;


135879202663587.jpg
파란하늘이 참 사람 기분을 상쾌하게 해줍니다.

페레네 산을 넘을 때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가끔 위험한 사고도 일어난다고 하는데 제가 걸은 날은 구름 한 점 없었어요^^

파란색 네모 안에 들어간 노란색문양(가리비입니다.)이 순례길의 상징입니다. 표식은 순례길을 나타내는데

중간 펫말을 보시면 Roncesvalles라고 써 있죠? 그리고 아래 사진을 보시면 Roncevaux라고 써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스페인과 프랑스의 표기 차이 같습니다.(아마 맞을 거에요^^;;)

 

135879238874838.jpg
저 멀리 십자가는 이 길을 걷던 누군가의 무덤입니다.

오랜 시간 이 길을 걷던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는 군요..


135879238730396.jpg
저 노란색 화살표는 길 바닥 구조물 담벼락 등 여러 곳에 그려져 있습니다.

이... 못 배운 유럽놈들은 이런 곳에까지 낙서를 하네??

라며 욕을 하고 있었는데 저게 길을 알려주는 표식이라고 하네요;;;;(저만 모르고 있더군요;;)

가리비 문양과 함께 카미노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표식입니다.

 

135879201811594.jpg

135879202728327.jpg
파란 하늘을 보기도 하고, 시원한 숲 길을 걷기도 합니다.

산 반대편은 한참동안 이보다 더 울창하고,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게 됩니다^^


135879232226112.jpg
제가 처음 묵었던 알베르게(순례자용 숙소-크레덴시알이 있어야 합니다.)

처음엔 수도원이나 성당인줄 알았는데 사람들 따라 들어가 보니 알베르게 더군요.

시설은 제가 본 알베르게 중 최고였습니다.(가격이 비싸지만요ㅠㅠ 10유로, 우리 돈으로 만오천원 정도지만 일반적인 공립알베르게가 5유로 정도 하는 걸 생각하면 후덜덜 하죠..ㅋㅋㅋ)

135879202892859.jpg
 내부 사진 입니다.

지은지 얼마 안 되어 굉장히 깔끔하더라구요.

 

이 길에 들어설 때 제 주머니엔 약 270유로 정도가 있었습니다.

한국인들이 말하길 1km에 1유로씩 총 800km를 걷는 동안 약 800유로 정도면 된다고 하더군요.

전 200유로 미만으로 걷고, 남은 돈으로 마드리드에 갈 생각이었습니다.(마드리드 아웃이라서요;;ㅋㅋ)

결국 꼬박 30일을 걸어 산티아고에 도착했고, 400유로 정도 썼던 것 같네요^^;;;

(굶고, 물로 배 채우고, 바게트 하나로 하루 버티기에, 산에서 열매 등 따먹으며;;;;;)

다른 분들껜 추천해 드리고 싶지 않은 방법입니다.

 

 

제겐 또 다른 고향 같달까요?

어떻게 생각하면 첫사랑의 느낌과도 비슷합니다.

평생동안 저 길 위에서 사는 게 소망이지만 쉽지 않네요^^

모쪼록 허접한 사진과 글을 또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35879354219627.jpg
부엔 카미노!

'부엔'이 '좋다'라는 의미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

뻬레그리노(순례자)들에게 혹은 그들끼리 주고 받는 인사입니다.

도리돌2의 최근 게시물
  • 도리돌213.01.22 17:41:04 댓글
    0
    비바 산티아고 였죠?? 그 작가님 사진 중에 저와 똑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무지 반가웠었다죠~ㅎㅎ
    꼭 가실 수 있을 거에요^^ 화이팅!!!
  • Neutro13.01.22 19:51:36 댓글
    0
    추천 드리고 갑니다. 저도 제 평생 꿈인데 ㅎ
  • 도리돌213.01.22 20:54:57 댓글
    0
    추천 감사합니다^^ 다른 여행과 달리 기간을 오래 잡아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꼭 한번 도전해 보세요~^^
  • 내가뭐게13.01.22 22:41:07 댓글
    0
    추천합니다^^

    저도 5월 13일 까미노를 걷기 위해 출국합니다 전 피네스테라까지 가볼려구요 ㅎㅎㅎ

    영어도 안되고 스페인어는 더욱 안되고 불어는............-_-; 뭐 여튼 걸어보며 문화채험을 확실히 해볼려구요 으하하하하
  • 도리돌213.01.22 22:51:05 댓글
    0
    오오~ 축하드립니다^^
    혹시라도 궁금증 있으시면 쪽지 주세요.
    아는 한에서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부엔 카미노~
  • 내가뭐게13.01.22 23:04:48
    0
    다른건 다 해결 가능한대 딱한가지가 궁금합니다
    피리네 넘을때 피똥싸는가요?ㅋㅋㅋ 가장 난코스 중하나 인데 그점이 가장 궁금합니다^^
  • 도리돌213.01.23 00:26:33
    0
    날씨가 좋다면 그냥 한적한 등산 수준입니다^^
    운 나쁘면 우박과 동행하실 수도 있어요~ㅎ
  • 블루블랙13.01.23 00:01:49 댓글
    0
    기억이 새록새록~
    전 1월에 가서 하얀눈 덮인 산을 자주 봤답니다.
    문 닫은 알베르게가 많아서 고생 많이 했지요. 잘 때 난방도 거의 안해줌..크흑 ㅜㅜ
    이제는 좋은 추억이군요. 내년쯤 다시가 볼 생각입니다. 그 때는 스페인어 배워서 가려고요.ㅋ
    직접 가서 스페인어 쓰고 하니까 재밌더라고요. 무쵸 그라시아스. 무이뷔엔
  • 도리돌213.01.23 00:27:38 댓글
    0
    말을 못한다는 게 큰 흠은 아니지만 불편함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ㅠㅠ
    다른 순례자들과 대화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
  • 온쉼표13.01.23 00:14:45 댓글
    0
    올라! 부엔까미노! ^^ 와우 반갑네요 ㅎ 전 2009년에 다녀왔습니다 ㅎㅎ 지금은 또 어떻게 변해 있으려나 ㅎㅎㅎ 전 순수하게 길 위에서만 32일 있었네요 ㅎㅎ 저게 일정을 정한다고 너무 서두르면 정말 놓치는게 많죠 ㅎ 그래서 중반쯤가서는 그냥 편한 마음으로 걸어다녔죠 ㅎㅎ 넘치는건 덜어내고 부족한건 채우고 자기 패이스에 맞춰서 걷는 여행 ㅎㅎ 제게 끼친 영향이 참 큰 시간이었는데 ㅎㅎ 여기서 보게 되서 정말 반갑네요 ㅎㅎ 전 3년안에 다시 한번 갈 생각인데 ㅎㅎ 기대됩니다 ㅎㅎ 열심히 살아야지 ㅎㅎ
  • 도리돌213.01.23 00:29:51 댓글
    0
    저도 처음에 너무 생각없이 걷는 것만 신경쓴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또 다시 가게되면 날짜 생각 안 하고 그저 매 순간 느끼고 즐기고 감사하며 걸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꼭 다시 가실 수 있길 바라요^^
  • 온쉼표13.01.23 00:18:47 댓글
    0
    /내가뭐게/ 피레네 산맥이 기억하기로 해발 1300m 정도로 알고있는데 ㅎ 한국산에 비해 완만한 지형이라 올라가는데 많은 어려움은 없어요^^ 그리고 여행자용 여권 만들고 시작하는 마을이 생장피데포르 인데 그 마을 해발도 900m정도 될거라 실제로 올라가는 높이는 400-500m 정도고 완만합니다 ㅎㅎ 다만 그 코스가 첫날 코스인지라 배낭무게랑 걷기에 익숙치 않은 상태에서 걸으려 하면 무리가 좀 오죠 ^^ 그래서 론세스바예스에서 지쳤던 기억이 ㅎㅎ 혹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저도 성심성의껏 답변해 드릴게요 ㅎ 일정표랑 사진이 아직도 남아있네요 ㅎㅎ
  • 도리돌213.01.23 00:32:02 댓글
    0
    사진을 많이 못 찍은 게 못내 아쉽네요...
    걷는 동안 여행기는 진짜 열심히 써서 가끔 읽을 때면 하루하루 기억이 꽤 자세히 나는데 사진이 없다는 사실이ㅠㅠ
  • 것쇠13.01.23 05:53:36 댓글
    0
    와 우 사진으로만 봐도 가슴이 탁 트이네여.....울 짱공에도 여행 전문가분들이 많네요...사진으로나마 잘 구경하고 갑니다...^^
  • 도리돌213.01.23 15:32:13 댓글
    0
    하하하;;;; 다른 분들과 달리 전 그냥 몸뚱이 하나 믿는 무모함인지라;;ㅋㅋㅋ
    (비행기도 처음이었고, 당연히 유럽도 처음이었답니다;;;ㅎㅎ)
  • 닉넴이머랴13.01.23 09:13:38 댓글
    0
    ㅊㅊ
  • 도리돌213.01.23 15:32:25 댓글
    0
    감사합니다^^
  • 배신자쥬다스13.01.23 13:00:09 댓글
    0
    유명 건축물에 낙서하는건 못배운 한국놈들이 갑이죠..
    같은 한국인이지만 사진들 올라오는거 보면 창피합니다 진짜..
  • 도리돌213.01.23 15:34:19 댓글
    0
    저도 그렇게 듣고 갔는데 의외로 한글은 거의 못 봤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알파벳 쓰는 나라가 많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ㅎㅎ
    일부지만 그런 사람들 앞으로 많이 줄겠죠?? 그런 희망을 가져보렵니다^^;;
  • 맘마죠13.01.24 01:08:13 댓글
    0
    ㅊㅊㅊㅊ
  • 도리돌213.01.24 02:19:21 댓글
    0
    두곳 다 감사합니다^^
  • 하루스13.01.27 14:55:37 댓글
    0
    직장후배가 갑자기 그만두고 저기 한달여정으로 댜녀오더군요.자기말로는 너무 돈없이 가서 막판엔 구걸수준으로 걸었다고 하던데 얻은건 많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 도리돌213.01.28 18:40:15 댓글
    0
    금액 분배를 잘못 하셨나??ㅎㅎ 한 걸음 한 걸음.. 매 순간순간 감사하고 모래 한 톨에서도 배우는 게 있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ㅎㅎㅎ 정말 좋아요^^
게시글 목록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수
게시글 목록
4019 원투뜨리찌빠 2025.06.08 100,045 1
4018 Necalli 2025.05.06 379,417 14
4017 Necalli 2025.04.19 514,885 4
4016 계라안 2025.04.16 538,231 4
4015 계라안 2025.04.14 551,128 0
4014 짱구옷말리는중 2025.04.13 558,733 4
4013 양심이노양심 2025.04.12 566,353 2
4012 계라안 2025.04.10 581,498 2
4011 계라안 2025.04.08 597,143 1
4010 계라안 2025.04.07 606,503 4
4009 계라안 2025.03.28 674,656 2
4008 계라안 2025.03.28 680,271 1
4007 계라안 2025.03.28 675,830 1
4006 계라안 2025.03.28 678,571 2
4005 계라안 2025.03.27 683,941 2
4004 계라안 2025.03.27 683,614 2
4003 계라안 2025.03.25 695,925 2
4002 계라안 2025.03.24 701,560 0
4001 계라안 2025.03.20 723,056 1
4000 계라안 2025.03.20 726,375 1
3999 찹쌀빛은붕어 2025.03.18 737,557 1
3998 계라안 2025.03.18 737,252 3
3997 계라안 2025.03.12 775,202 4
3996 계라안 2025.03.12 770,372 1
3995 계라안 2025.03.12 779,538 3
3994 찹쌀빛은붕어 2025.03.11 784,190 2
3993 국철1호선 2025.03.07 819,734 16
3992 모하비타자 2025.03.07 812,076 3

맛집·먹방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