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중국산 펜타닐의 공습에 경종을 울리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UCESRC는 미국 의회가 2000년 10월 만든 초당적 자문기구로 중국과의 경제, 무역 관계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매년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한다.
이에 따르면 중국산 펜타닐이 태평양 건너 미국 사회에 침투하는 경로는 두 가지다. 우선 순도 90% 이상으로 정제된 펜타닐을 1㎏(약 2.2파운드) 이하 소량으로 포장해 우편으로 보내는 경우다. 하지만 적발 위험이 커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미 세관(CBP)은 “적발 규모가 2018년 278파운드에서 2019년 11.58파운드로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인근 멕시코를 통한 펜타닐 유입은 갈수록 늘고 있다. 중국산 마약 원료를 화학약품으로 위장해 멕시코로 실어 나른 뒤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적발 규모가 2018년 1,500파운드에서 2019년 2,660파운드로 크게 증가했다. 멕시코 당국은 “지난해 펜타닐 불법 제조와 저장시설 적발이 전년보다 6배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과 멕시코의 공생관계가 미국 사회를 좀먹는 셈이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은 중국을 통해 자금을 안전하게 세탁하고, 중국은 안정적 마약 수출 활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지부장을 지낸 데릭 몰츠는 “중국과 멕시코 카르텔의 동맹이 치명적인 펜타닐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미국 내 펜타닐 유통과 밀매는 서구에 맞서 중국 공산당이 수행하는 무제한 전쟁의 완벽한 수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