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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초스압] 세월이 느껴지는 헐리우드 여배우들의 리즈 시절 모음집
케이트 블란쳇(55세)-엘리자베스,반지의제왕, 에비에이터 등- 니콜 키드먼(57세)- 물랑 루즈, 디 아더스, 콘드 마운틴 등 - 줄리아 로버츠(57세)- 귀여운 여인, 후크, 노팅 힐, 에린 브로코비치 등 - 데미 무어(62세)- 사랑과 영혼, 어퓨굿맨, 지아이제인, 서브스턴스 등 - 제니퍼 애니스턴(56세)- TV시리즈 프렌즈, 브루스 올마이티 등 - 할리 베리(58세)- 엑스맨, 007 어나더데이, 캣우먼, 문폴 등 - 멕 라이언(63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밤, 프렌치 키스 등 - 소피 마르소(58세)- 라붐, 브레이브 하트, 007 언리미티드 등 - 이자벨 아자니(69세)- 카미유 클로델, 여왕 마고, 디아볼릭 등 - 산드라 블록(60세)- 스피드, 당신이 잠든 사이에, 그래비티 등 - 다이앤 레인(60세)- 저지 드레드, 맨 오브 스틸 등 - 나오미 왓츠(56세)- 21그램, 킹콩, 더 임파서블 등 - 메릴 스트립(75세)- 죽어야 사는 여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 케이트 윈슬렛(49세)- 타이타닉, 이터널 선샤인 등 - 틸다 스윈튼(64세)- 콘스탄틴, 나니아 연대기, 케빈에 대하여, 설국열차 등 - 안젤리나 졸리(49세)- 툼 레이더, 미스터 앤 미세스, 말레피센트 등 - 브 타일러(47세)- 아마겟돈, 반지의 제왕, 노크 등 - 레이첼 바이스(54세)- 미이라, 에너미 앳 더 게이트, 본 레거시 등 - 로라 던(58세)- 쥬라기 공원, 옥토버 스카이, 제이티 르로이 등 - 샤론 스톤(66세)- 원초적 본능, 토탈 리콜, 카지노 등 - 린다 해밀턴(68세)- 터미네이터, 단테스피크 등 - 캐리앤 모스(57세)- 매트릭스, 언싱커블 등 - 카메론 디아즈(52세)- 마스크, 미녀 삼총사, 바닐라 스카이 등 - 밀라 요보비치(49세)- 제5원소, 잔 다르크, 레지던트 이블 등 - 기네스 펠트로(52세)- 위대한 유산, 셰익스피어 인 러브,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등 - 클레어 데인즈(45세)- 로미오와 줄리엣, 레 미제라블, 템플 그랜딘 등 - 르네 젤위거(55세)- 제리 맥과이어, 브리짓 존스의 일기, 골드 마운틴 등 - 제인 마치(51세)- 연인, 타잔과 잃어버린 도시, 미녀와 야수 등 - 니브 캠벨(51세)- 스크림, 와일드 씽 등 - 디나 메이어(56세)- TV시리즈 프렌즈, 스타쉽 트루퍼스, 쏘우 등 - 데니스 리처즈(53세)- 007 언리미티드, 와일드 씽 등 - 에바 그린(44세)- 몽상가들, 킹덤 오브 헤븐, 300제국의부활 등 - 모니카 벨루치(60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태양의 눈물, 007 스펙터 등 - 드류 베리모어(49세)- 미녀 삼총사, 첫 키스만 50번째,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등 - 제니퍼 러브휴잇(45세)-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있다, 하트브레이커스, 이프 온리 등 - 레이첼 맥아담스(46세)- 퀸카로 살아남는 법, 노트북, 미드나잇 인 파리, 어바웃 타임 등 - 앤 해서웨이(42세)- 프린세스 다이어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인터스텔라, 인턴 등 - 조이 데이샤넬(45세)- 해프닝, 예스맨, 500일의 썸머 등 - 줄리 델피(55세)-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등 - 나탈리 포트만(43세)- 레옹, 스타워즈, 블랙스완 등 - 엠마 톰슨(65세)- 주니어, 러브 액츄얼리, 해리포터 등 - 제시카 알바(43세)- 판타스틱 포, 디 아이, 씬시티 등 - 조 샐다나(46세)- 터미널, 스타트렉, 아바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 샤를리즈 테론(49세)- 몬스터, 프로메테우스, 매드 맥스 등 - 조디 포스터(62)- 양들의 침묵, 콘택트, 플라이트 플랜 등 - 위노나 라이더(53세)- 비틀쥬스, 가위손, 에일리언4 등 - 에밀리 왓슨(58세)- 이퀄리브리엄, 레드 드래곤, 워 호스 등 - 헬렌 헌트(61세)- 왓 위민 원트, 캐스트 어웨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등 - 셀마 헤이엑(58세)- 황혼에서 새벽까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등 - 제니퍼 코넬리(54세)- 라비린스, 뷰티풀 마인드, 지구가 멈추는 날 등 - 그리고 뭔가 다른 세상처럼 느껴지는 오드리 헵번(향년 63세)
뱅쇼작성일
2025-02-15추천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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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수꾼 (2010) 기간한정 공개
‘파수꾼’ Bleak Night (Pa-su-kkun) ㆍ 2010 년 2010년에는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고, 2011년에 극장 개봉한 뒤 호평을 받고, 독립영화 기준 대성공을 거두며 평과 흥행 양쪽 다 성공한 독립 영화 작품으로 이 글을 올린 시점 기준 잇츠뉴에서 금, 토, 일 기간 한정으로 무료공개하고 있습니다.(금요일 첫공개 때는 언뜻 보이기엔 생방송처럼 보이는 스트리밍 형식이라 첫장면부터 되돌려보기 가능) 아래 내용은 QDVD에서 인용했습니다. 잘못된 건 없어, 처음부터 너만 없었으면 돼… 한 소년이 죽었다. 평소 아들에게 무심했던 소년의 아버지(조성하)는 아들의 갑작스런 공백에 매우 혼란스러워하며 뒤늦은 죄책감과 무력함에, 아들 기태(이제훈)의 죽음을 뒤쫓기 시작한다. 아들의 책상 서랍 안,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던 사진 속에는 동윤(서준영 )과 희준(박정민)이 있다. 하지만 학교를 찾아가 겨우 알아낸 사실은 한 아이는 전학을 갔고 한 아이는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았다는 것. 뭔가 이상하다. 그러던 중, 간신히 찾아낸 희준은 ‘기태와 제일 친했던 것은 동윤’이라고 말하며 자세한 대답을 회피한다. 결국 아버지의 부탁으로 동윤을 찾아나선 희준. 하지만, 학교를 자퇴하고 떠나버린 친구는 어디에도 없다. 천진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 미성숙한 소통의 오해가 불러 일으킨 비극적 파국. 독단적 우정이 가져온 폭력과 그 상처의 전염은 우리를 아프고 충격적인 결말로 이끌어간다. 서로가 전부였던 이 세 친구들 사이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 Commentary by 윤상현 감독, 변봉선 촬영감독, 송현식 조명감독, 이제훈, 서준영 , 박정민, 배제기 - 단편영화 “아이들” - 예고편 - CJ E&M의 20번째 한국영화 블루레이! [파수꾼] - 2011년 올해의 발견, 가장 빛나는 데뷔작! -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수상, 2011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 지금껏 발견하지 못한, 전혀 다른 청춘영화! - <질투는 나의힘>의 박찬옥감독,<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의 뒤를 잊는 29세 젊은 감독 윤성현 감독의 데뷔작! 아래 내용은 코리아필름에서 인용했습니다. 2010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수상2011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심사위원들이 모두 좋아했던 작품"이라고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김윤진은 말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과 뛰어난 연기력이 잘 조화된 이 영화는 감독의 가능성이 매우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고도 말했다.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프로그래머이자 영화평론가 장병원은 "보는 이의 호흡을 완전히 장악하는 창조적인 이야기꾼의 탄생!"이라는 극찬을 남겼고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은하해방전선>등을 만든 윤성호 감독은 "언젠가 클래식이 될 감독이 만든, 아마도 올해 최선의 장편!" 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트위터에서 여러 번 <파수꾼>의 발견을 언급했다. 부산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과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은 신인감독에게는 인생에 매우 드문 기회이며, 커다란 영예다. 새로운 영화로 세계를 채울 청년들의 길을 밝혀주고 그를 응원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의 상이기 때문이다. 1997년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2003년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 2009년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등 선배 감독들이 그랬듯이! 전 세계 슈퍼 신인감독 발굴의 장에 당당히 입성한 <파수꾼> 윤성현 감독의 행보를 기대한다. 29세 청년감독이 만든 올해의 데뷔작,빛나는 신인배우들의 화려한 발견! 부러움과 놀라움, 기대와 찬사, 박수와 응원이 한 곳으로 집중되고 있다. 영화를 본 거의 모든 이가, 이 놀라운 성장영화 또는 청춘영화 아니 그 어떤 범주에도 가둘 수 없는 29세 청년 감독이 만든 영화 한편과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올해의 데뷔작, 올해의 발견이라는 표현을 가감없이 바치게 된다. 윤성현 감독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을 전공했다. 2008년 단편 <아이들> 로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 및 수상을 통해 이미 그 저력을 인정받았다. 그가 각본, 연출을 비롯 편집까지 맡은 첫 장편데뷔작 <파수꾼>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영화 제작연구과정(3기)을 통해 제작된 작품으로 2010년 부산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 이후, 국내의 메이저 영화사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탄탄한 연출실력을 인정받으며 상업영화 시장으로의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놀라운 청년감독이다. 영화적 완성도 뿐만 아니라, <파수꾼>을 지키는 또 하나의 보석이 있다면 무섭도록 환한 빛을 내뿜고 있는 배우들이다. 영화 속, 아직 미성숙한 고등학교 남자아이들의 통제할 수 없는 감정들, 그것을 표출할 20대 중,후반의 각기 다른 남자배우 셋의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고스란히 싣기 위해 100% 핸드헬드 촬영을 감행한 윤성현 감독은 연출자의 제 1덕목이자 양보해서는 안되는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강조하며 자신을 믿어주고 기대보다 더 많은 걸 보여준 세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현재 촬영중인 <고지전><김종욱 찾기>등을 통해 이미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제훈,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에서 어린 지진희 역으로 시작해 <회오리 바람> 주연 등을 통해 독립영화 스타상까지 수상한 화려한 이력의 서준영, 그리고 한예종 영상원 연출과에서 연기과로 전과한, 신예 박정민까지 각기 다른 이력을 가진 젊은 야수들의 에너지를 모으기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놀랍게 발견하고 감사히 즐기는 일만 남았을 뿐! 지금껏 발견하지 못한, 전혀 다른 청춘영화!절대적이고 깊은 호흡으로 마지막 10분을 마주하라 29세 젊은 신인감독이 만든 5천만원 예산의 졸업작품이 만들어낸 파장이 꽤 강하다. 그건 충무로라는 바다에 괜히 던진 물수제비가 아니다. 꽤 깊은 심해에서 일기 시작한 해일의 두려운 파괴력이다. 그 이유는, 이 영화를 수식하는 몇가지 숫자를 빼고도 놀라운 깊이감이다. 부산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 이후에도, 일찍이 영화를 접한 평론가들 역시 평범한 맞장구로는 그치지 않는 찬사를 보냈다. 장병원 평론가는 "처음과 끝에 보는 한 인물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이게 만드는 이 이야기는 전체가 거대한 반전으로 이뤄진 영화" 라고 말하며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아주 독특한 시간의 순서와 편집기법에 대해 특별히 언급했다. <파수꾼>은 3명의 친구들의 시점으로 각자의 현재와 과거 시점에서 사건을 서술하고 죽은 친구의 아버지가 사건을 쫓는 미스터리 구조속으로 이야기를 빨려 들어가게하는 독특한 얼개 속에 자리잡고있다. 각각의 그 시간들은 제 역할들이 있고, 그 리듬을 잃지 않으며 시간과 장면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로 흘러가게 만드는 마법을 부리며 부산영화제 심사위원인 크리스토프 테레히테(베를린영화제 포럼부문 집행위원장)로부터 "아주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다. 세 소년의 관계는 천천히 드러나지만 그것의 신비적인 요소는 끝까지 잃지 않고 있다."라고 감탄하게 했다. <파수꾼>은 단연코 청춘영화 또는 성장영화라는 범주안에 들어가겠지만, 이 영화는 10대 영화가 가지는 아주 일반적인 관습에서 벗어난 아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루는 부모님과의 갈등, 학습과 이성, 그 외 호기심 어린 사건에 대한 집착과는 거리가 멀다. 오직 세 친구들의 관계에만 집중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가까움도 틀어짐도 멀어짐도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지 않음으로 더욱 명확하게 그 상처와 오해를 드러낸다. 이는 한국영화에서 쉽게 발견되지 않는 구조이며 상당히 세련되고 현대적 스토리텔링의 구현이라고 말할만한 정교한 화법이다. 이에, 윤성현 감독은 "처음부터 의도했다. 마치 미스터리적으로 시작을 해서 사람들이 으례 생각하게 되는 전형적인 의식들을 깨고 싶었다. 관객들에게 아버지가 굉장한 진실을 알게 될 것이고, 과연 가해자가 누구인가라는 식의 생각으로 유도하고 싶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얼마나 얄팍한 시선인지 역으로 보여주고 싶었고 그걸 통해 관객들이 각 인물들에 집중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찾으려는 의식에서 벗어나 이들 모두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길 바랬다."라고 신중하게 의도를 밝혔다. '친구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폭력이 낳은 비극' 이라는 소재를 세심한 촬영과 편집으로 완성시킨 전혀 다른 청춘영화의 탄생! 특히, 영화의 마지막 10분이 주는 그 가슴 먹먹하고도 현실과 판타지가 절묘하게 결합된 감정의 무중력 상태, 그 심장의 뻐근함은 진한 마력을 선사한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연구과정(KAFA FILMS)이생산한 '5천만원의 기적' 2007년 신설된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장편영화 제작연구과정(이하 KAFA FILMS)은 영화아카데미 정규졸업생을 대상으로 실사극 영화 3편, 애니메이션 1편을 선발하여 1년간 1억원 미만의 예산지원을 통해 장편영화를 제작하는 장편영화 제작 중심의 심화과정이다. 지금까지 완성한 각 기수들의 영화의 평균 제작비는 5천만원. 최근, KAFA FILMS가 내놓은 결과물은 전 세계 어느 영화학교의 성과보다 뛰어나,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영화인들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그야말로 5천만원의 기적이라고 일컬을만한 것! 1기 <장례식의 멤버>(백승빈 감독)는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특별언급, 넷팩상을 비롯, <어떤 개인 날>(이숙경감독) 과 함께 제5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분에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2기 <나는 곤경에 처했다>(소상민 감독)역시 2009년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대상을 수상, <너와 나의 21세기>(류형기 감독)와 함께, 60회 베를린영화제 포럼부문에 초청되었다. 여기에, 3기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역시, 부산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과 함께 전 세계 신인감독들의 가장 화려한 데뷔무대인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상태. 사실, 학생교육과정에서 만들어진 장편영화가 연달아, 유명 영화제에 진출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찾아 보기 힘든 사례다. 이는 장기적으로 자체 프로덕션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작현장과 새로운 형태의 산학협력을 이뤄 지금껏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제작모델을 개발, 한국영화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KAFA FILMS 3기에서 배출한 세편의 영화 <파수꾼>을 비롯해, 현재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상업영화 데뷔작을 준비중인 조성희 감독의 <짐승의 끝>과 2010 CinDi 영화제 버터플라이 부문에 초청되어 화제를 모은 박수민 감독의 <간증>은 3월 중순, 무비꼴라쥬를 통해 개봉할 예정이다. 열혈 영화매니아라면, 매년 3월 기다리는 반가운 시간이다. 또한 현재, KAFA FILMS 4기 작품들이 열혈 촬영 중이다. 원석 그 자체로도 아름답게 빛나는 신인감독들의 '어메이징한' 영화를 두 손 모으고 기대하게 된다.
콩라인박작성일
2025-02-07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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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인공이 실존인물인 공개작들 (1965, 1990, 2017) ft. GV
* 작품 소개에 스포일러 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 부탁 드립니다.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1101/own/videoData '청일전쟁과 여걸 민비' The Sino-Japanese War and Queen Min the Heroine ( Cheong-iljeonjaenggwa yeogeol Minbi ) ㆍ 1964 년 * 실제 개봉은 1965년 실존인물 민비를 소재로 영화화화되 극적 재미를 위해 허구적 요소가 섞인 컬러 영화 작품으로 심의 등 작품 등록 절차는 1964년, 실제 개봉은 1965년 1월 1일에 했고, 단관 개봉 시절에 관객 10만명을 넘기는 큰 성공을 거둔 뒤 대종상 수상작이 되기도 했으며, 이 글을 올린 시점 기준 KMDB 홈페이지에서 VOD로 무료 공개 중입니다. 아래 내용은 KMDB에서 인용했으며 관련 칼럼 및 관련 사료를 공개 중이니 아래 링크 역시 참고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고종을 섭정하던 대원군(김승호)은 조중구(김진규)와 정혼이 되어있는 민씨(최은희)를 중전으로 들인다. 이미 후궁(이민자)이 있었던 고종(남궁원)은 민비에게 정을 주지 않고, 민비는 죽은 조중구를 그리워하며 외로워한다. 쇄국정책을 펼친 대원군이 경복궁 재건을 위해 국민들의 혈세를 모으고 재원이 모자란다고 급기야 종묘에 있는 은궤를 파내자, 민비는 이 일을 계기로 섭정을 끝내도록 고종을 조종한다. 권력을 장악한 민비와 민승호 일파는 신식군대 교육을 시키고 신식무기를 제조하도록 하는 등 국력강화에 힘쓴다. 그러나 민비의 정책과 신식군대에 불만을 품은 구군영 소속 군인들이 난을 일으키는 ‘임오군란’이 발발한다. 민비는 조중구의 동생 조승구(박노식)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하고 피신한다. 청국을 끌어들인 민비는 대원군이 청국에 의해 조선을 떠나도록 하고 다시 실권을 장악하지만, 동학란, 청일전쟁 등으로 조선의 국운은 점점 쇠해간다. 일본은 민비 시해를 계획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갔던 조승구가 그녀를 구출하려고 하지만 결국 민비는 처참한 죽음을 맞는다. 감독:임원식나봉한출연:최은희 민비 역김승호 대원군 역김진규 조중구(군의 참령) 역박노식 조순구(중구의 동생) 역남궁원 고종 역 등급정보(1) 심의일자 1964-12-31 심의번호 제3596호 관람등급 국민학생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60분 개봉일자 1965-01-01(2) 심의일자 1989-11-17 심의번호 89-353 관람등급 12세관람가내용정보__개봉극장명보수출현황대만(65)노트■ 칼라 시네마스코프 화면 위에서 신필름 특유의 화려한 스펙타클이 펼쳐진다. 한복 뿐 아니라 서양식 드레스까지 겸비한 민비의 화려한 의상, 궁중에서 주연을 벌일 때의 한국 고전무용, 외국 공관 사람들을 초청한 서양식 파티 등은 '코스튬드라마'로서 이 영화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내준다. 이 영화는 '여걸'로서 민비의 풍모를 그리려고 하지만, 그녀를 '여성으로'그리려는 노력 또한 멈추지 않는다. 시해 직전 일본군을 향해 총을 겨눈 민비의 모습이 인상적임에도 불구하고, 민비는 자신을 구출하기 위해 달려온 조승구를 돕다가 제대로 도망가지 못한다. 이런 민비의 모습은 감정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여성 캐릭터의 또다른 함정을 그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 춘사 나운규 아들 나봉한 감독의 데뷔작품이나, 이장호 감독의 회고에 따르면 <청일전쟁과 여걸민비>는 신상옥이 감독한 작품으로 조감독을 감독으로 데뷔시키기 위해 조감독 이름을 감독 이름에 넣은 것이라고 한다. 실질적인 데뷔작음 <청산별곡>이라 할 수 있다. (“신필름 ‘불가능 없음’ 신화를 위하여”, 『씨네21』, 1999년 02월 02일 제187호. )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1101 '남부군' 영화판 North Korean Partisan in South Korea (Nambugun) ㆍ 1990 년 故 '이태' (1922~1997) 수기 혹은 자전적 소설을 각색해 영화화한 작품으로 영화 속 주인공도 실명을 그대로 쓴 '이태'로 나오며 단관 개봉 시절 기준으로 초대박 성공인 3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서울 이외에도 개봉했으니 실제 수익은 더욱 많았을 것으로 추정) 청룡영화상 수상작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KMDB에서 인용했으며 관련 칼럼, 관련 사료도 정리되어 있으니 링크 역시 참고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북한군 점령하 전주에서 조선중앙통신사 기자로 활동하던 이태(안성기)는 한미연합군의 공세로 전주가 위험해지자 도당과 함께 엽운산 유격사령부에 합류한다. 전투부대 소대장으로 임명된 그는 김영(최민수) 등의 소대원을 거느리고 빨치산 활동을 벌인다. 1950년 11월 모두 출동 나간 사이에 닥친 토벌군 때문에 간호병 박민자(최진실)와 함께 탈출한 이태는 그녀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고생 끝에 합류한 부대에서 사령부의 명령으로 헤어지게 된다. 이후 도당 유격대 사령부에 배속받은 이태는 정치선전 작업의 임무를 띠고 활동한다. 1951년 6월에는 남부군에 소속되어 남부군의 결합지인 지리산까지 이동 후 이현상 휘하에서 이봉각(독고영재), 김희숙(이혜영) 등과 함께 본격적인 비정규 군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한동안 빛나던 전과를 거두던 남부군은 1951년 말부터 시작된 대대적인 토벌 작전과 함께 위기에 처하게 되고 고난의 후퇴를 벌인다. 그 과정에서 김영 등과 함께 낙오된 이태는 결국 1952년 3월 토벌군에 체포된다. 감독:정지영출연:안성기 이태 역최진실 박민자 역최민수 김영 역이혜영 김희숙 역강태기 최소대장 역 등급정보(1) 심의일자 1990-05-15 심의번호 90-140 관람등급 중학생가 상영시간 157분 개봉일자 1990-06-02내용정보_개봉극장대한(서울)노트■ 최진실의 영화데뷔작(박민자 역)■ 당시 합동 통신 기자였던 이태의 체험을 토대로 한 동명 소설을 영화한 작품■ 80년대 한국사회의 변화가 한국 상업영화계에 미친 최초의 가시적인 성과실제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이태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남부군>은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그룹의 활동상과 처지를 꼼꼼하고 객관적으로 재현한다. <피아골>(1955) 이래 처음일 이러한 시도는 그 시간적 간격 만큼이나 관점도 차이가 난다. 빨치산을 영웅으로 만드는 정도는 아니지만, 공산주의자나 빨치산에 대한 인간적이고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루어진 것은 적어도 주류 한국영화사 안에서는 이 영화가 최초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당대에는 지식인의 관점에서 그려졌고, 빨치산이 지나치게 개인적으로 재현되었으며, 민중들이 비주체적으로 형상화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여기에 대해 감독 정지영은 순수하게 조직논리와 이념적 지향으로 이루어진 집단은 있을 수 없다며 극중 주인공 이태의 입장이 감독의 입장임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87년 6월 항쟁 이후 변화된 사회환경을 영화에서 수용한 대표적인 작품이며 당대의 담론지형을 읽을 수 있게 하는 작품. 직배 반대투쟁을 거치면서 의식이 성장한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인 정지영 감독의 첫 번째 사회역사물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제작후일담- 실제 빨치산 활동을 했던 이태의 소설 『남부군』을 영화화하였다.- 제작기간 3년, 동원된 엑스트라가 연인원 3만명에 이르는 대작이었다.- <남부군>을 촬영중이던 1989년 9월 3일 감독이 포항 보경사에서 서울로 연행되었는데, 1988년 직배투쟁시 신영극장과 코리아극장에 뱀 투입을 교사했다는 이유로 “폭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정지영 감독은 구속되어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어 10월 24일 보석으로 출감할 때까지 52일간 복역했다. 이 사건은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으로 처리되었다.- 당시 CF 스타로 유명한 최진실, 가수겸 영화배우 임창정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K/04324 '파이널 포트레이트; Final Portrait (2017)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실존 인물들이 나오는 코미디 드라마 장르의 영화로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노년기를 배경으로 다룬 작품이며,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첫 공개했고 평론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위의 영상 표기에서 짐작가듯 한국에선 2018년에 개봉) 이 글을 올린 시점 기준으로 PLAYYMOVIE에서 무료 공개 중입니다. 아래 내용은 KMDB에서 인용했습니다. “초상화를 완성하는 건 불가능해. 단지 그리려고 노력할 뿐”1964년 파리, 천재 조각가이자 화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그의 오랜 친구이자 작가인 ‘제임스 로드’에게 모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자코메티로 인해 드로잉은 수정을 반복하고 제임스는 고국으로 가는 비행기 스케줄을 변경하며 끈기 있게 작업을 도와준다. 그의 인내심이 바닥날 무렵, 자코메티는 진행 중인 드로잉을 보여주는데… (출처 : 보도자료)
콩라인박작성일
2025-02-05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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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09년 소설 '오페라의 유령' 관련 공개작들 ft. 야반가성 (1937)
* 스포일러로 느껴질 수 있는 내용, 끔찍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으니 본편 영상을 우선으로 보실 분들은 주의 부탁 드립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Gseeds.ThePhantomOfTheOpera&hl=ko https://apps.apple.com/kr/app/%EC%98%A4%ED%8E%98%EB%9D%BC%EC%9D%98-%EC%9C%A0%EB%A0%B9-%EB%B9%84%EC%A3%BC%EC%96%BC-%EB%85%B8%EB%B2%A8-%EB%AF%B8%EC%8A%A4%ED%85%8C%EB%A6%AC-%EB%A1%9C%EB%A7%A8%EC%8A%A4-%EC%8A%A4%EB%A6%B4%EB%9F%AC/id1363004039 '팬텀 오브 오페라'라는 영어권 제목으로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Le Fantôme de l'Opéra)은 1909년부터 19010년까지 연재한 프랑스 소설 작품으로 가면을 쓴 팬텀이란 인물이 여주인공 크리스틴에게 접근해 벌어지는 내용을 다뤘으며, 이후 수많은 실사판 영화 작품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뮤지컬판, 패러디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오페라의 유령이 극중극으로 나오는 작품들, 1999년 속편 소설 '맨해튼의 유령', 록음악과 함께 과감히 각색한 1974년 영화 '천국의 유령' 및 흉한 외모라고 차별하지 않는 내용인 2011년 애니메이션 영화 '몬스터 싱어: 매직 인 파리' 등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여 호평을 받은 작품들, 여러 장르 및 기종으로 나온 비디오 게임판 작품들(이 중 'MazM: 오페라의 유령' 모바일판은 구글 스토어, 아이튠즈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 셀 수 없게 많은 파생작들이 나왔으며, 이 중에선 후술할 작품들처럼 웹 상에서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유니버설 실사판 The Phantom of the Opera (1925) 일부 장면 한정으로 컬러로 볼 수 있는 실사판 무성 흑백 공포 영화 작품으로 평론적으로 극찬을 받고 대중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어 1925년 실사판의 '팬텀' 역시 후대에 오마쥬되며 이후 유니버설이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괴물, 투명인간, 미이라, 늑대인간 영화를 제작하는데 영향을 주고, 1929년에는 일부 장면 한정으로 음성 지원이 되는 등 재작업을 한 뒤 재개봉을 한 버젼 또한 인기를 끄는 등 다양한 판본이 나왔으며, 웹 상에서 한국어 자막판 및 화질 보강 및 컬러 복원판도 공개 중입니다. 아래 내용은 KMDB에서 인용했으며, 1920년대 단성사 뉴스도 관련 사료로 공개 중이니 링크 역시 참고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에릭(론 체리 분)은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에 숨어사는 작곡가이다. 오페라 하우스의 지하에 있는 습기차고 축축한 수로에 숨어 지내는 그는 아무도 모르게 오페라의 언더스타디(대역)인 크리스틴 (매리 필빈 분)을 가르친다. 그의 목표는 크리스틴이 오페라의 주인공을 맡아 스타가 되게 만드는 것. 그는 급기야 오페라 도중 관객들에게 샹들리에를 떨어뜨려 현재의 소프라노를 오페라에 출연하지 못하게 하여 크리스틴에게 배역이 돌아가게끔 한다. 오페라 하우스의 지하 소굴로 크리스틴을 유혹한 에릭 은 크리스틴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크리스틴에게는 라울(노먼 케리 뷴)이라는 애인이 있는 상태. 라울과의 관계를 정리한다고 약속하면 오페라 하우스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에릭의 말에 일단 약속을 한 크리스틴. 하지만 그 소굴에서 벗어나자마자 라울의 품에 안기고 공연이 끝난 후 라울과 함께 영국 으로 도망갈 계획을 짠다. 라울과 크리스틴의 대화를 엿들은 에릭은 공연 도중 크리스틴을 납치하는 데.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 (2008)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 (2019) https://www.kmdb.or.kr/db/kor/detail/movie/F/08027 '야반가성' 30년대판 夜半歌聲 ㆍ Song at Midnight ㆍ 1937 년 주인공이 아시아권 인물들로 바뀐 유성 흑백 영화 작품으로 2차 중일전쟁이 벌어지기 직전 시기에 개봉했으며, 미신 소재와 같이 국민당에서 금기시하는 내용은 우회해야 되는 등 여러 이유로 각색이 들어갔고, 지금까지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 관련작들 중에선 최초의 유성 영화로 여겨지고 있으며(이후 故 장국영 주연 작품으로도 리메이크) '1937년판은 Inter-Pathé' 운영 채널에서 다중 언어 자막 지원 기능과 함께 공개 중입니다. 아래 내용은 KMDB에서 인용했습니다. 영화는 순회 오페라단이 한 퇴락한 극장에 도착하는 첫 장면부터 전 편을 지배하는 암울하고 오싹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그 극장은 10년 전 위대한 오페라 스타 송 단평이 죽은 후 줄곧 빈 채로 방치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극단의 한 젊은 배우가 혼자 그곳에서 연습을 하다가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그 목소리는 이 젊은 배우에게 노래를 지도해준다. 그것은 사실은 죽지 않고 끔찍한 몰골로 변해버린 도망자 송 단평의 목소리다.그가 들려주는 자신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회상 형식으로 펼쳐진다. 사악한 영주가 단평이 자신의 딸을 사랑하자 분노하여 그의 몸에 위해를 가했고 그 후 단평은 극장에 숨어 살면서 자신의 망토를 입고 자신이 창작한 위대한 오페라 작품을 대신 연기해줄 가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 가수는 그 역할뿐 아니라 슬픔 때문에 미쳐버린 연인 리 샤오시아에게 단평의 사랑을 전달하는 사자 역할까지 맡게 된다.중국판 오페라의 유령.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 (2008)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 (2019) '오페라의 유령' 아르헨티나 실사판 The Phantom of the Operetta (1955) 뮤지컬 호러 코미디 영화 작품으로 각색한 작품으로(1962년 이전 영상 작품이라 한국에서 저작권 보호 기간은 종료) 가면을 쓴 연쇄살인마 '팬텀'으로 인해 벌어지는 내용을 다뤘으고 작 중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괴물, 드라큘라 백작, 늑대인간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들이 나오는 개그 씬도 포함됐으며 웹 상에서 영어 자막과 함께 공개 중인 영상도 접할 수 있습니다. https://www.tvtechnology.com/news/dlt-launches-80s-sitcom-flashback-fast-channel '오페라의 유령' 애니메이션 TV 영화 The Phantom of the Opera (1988) 아일랜드 더블린의 '에메랄드 시티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TV 영화로 다른 각색판에선 생략되기도 했던 페르시아인 '다로가'도 비중 있게 나왔으며, 1987년에 HBO에서 방송 후 VHS로도 출시됐고, 이 글을 올린 시점 기준으로 'DLT' 운영 채널에서 무료 공개 중입니다. '몬스터 싱어: 매직 인 파리' Un monstre à Paris ㆍ A Monster in Paris ㆍ 2011 년 '오페라의 유령'을 모티브로 삼아 뮤지컬 코미디로 각색한 프랑스의 CG 애니메이션 영화 작품으로 실험 사고로 커진 벼룩을 흉한 외모라고 차별하지 않고 뛰어난 노래 실력을 칭찬하며 함께 공연하며 관객들의 갈채를 받지만 이를 방해하려는 인물이 나타나자 이에 맞서는 내용을 다뤘고, 평론적으로 좋은 평가를 세자르 어워드, 애니 어워드 수상작이 됐으며, Tubi에서 지역 한정 공개 중이니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https://tubitv.com/movies/255739/a-monster-in-paris
콩라인박작성일
2025-01-29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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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터] 경상남도 신수 시 괴담 : 땅거미
1945년 9월의 신수 시. 신수 시장으로 가는 길에는 누추한 집 한 채가 있다. 항상 아낙들로 인산인해인데, 바느질 솜씨가 좋은 ‘경완서’란 사람 때문이다. 한복이든 양복이든 고객의 입맛에 맞게 수선을 참 잘했다. 특히 돈 좀 있는 집안이나, 공무를 보는 집안 사람들이 자주 찾았다. 그곳은 아낙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다. ‘경완서’만큼은 아니지만 바느질로 살림에 보태려고 온 아낙들이 많았다. 그래서 온갖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그날도 ‘춘기 엄마’라 불리는 여자가 바늘로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느그들 그거 아나? 동철이 아재가 곡동에서 호랑이를 봤단다.” 옆에 있는 거창 댁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아이고 춘기 엄마야, 그 양반 말하는 거 거짓말이다. 요즘 세상에 호랑이가 어디에 있노? 일본 놈들이 다 죽여뿟을 걸?” “아이라! 재작년에 조 씨 가족도 호랑이한테 잡아먹혀 죽었다아이가?” “어데? 그거 헛소문이라.” “아이라니까? 누가 헛소문이라데? 조 씨네 가족들이 도망치려고 짐도 싸고 그랬다아이가? 그리고 곡동에서 내려오는 전설도 모르나? 산신님이 죄인들을 벌하신다고!” “전설은 전설이고….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그런 걸 믿는데? 헛소문 좀 그만 퍼트려라.” 이야기를 들은 종석 어멈이 언성을 높였다. “춘기 엄마랑 거창 댁은 싸울 거면 나가서 싸워! 손봐야 하는 옷이 산더미 같은데 말이야.” 그때였다. 경완서가 춘기 엄마와 거창 댁을 보더니,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그걸 본 종석 어멈이 물었다. “호준 엄마,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고….” “그게 말이죠. 저도 이상한 것을 느껴서요. 요즘 시장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수가 줄어든 것 같지 않아요?” 거창 댁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 땅거미들? 가들은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 우리 먹고 살기도 없는데, 천지빼까리도 모르면서 구걸하는 꼴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난다. 호준 엄마도 가들한테 사탕이니, 떡이니 좀 주지 마라. 안 그렇나? 춘기 엄마?” “하모, 하모…. 호준이 엄마가 그런 걸 주니까, 거렁뱅이들이 자꾸 따라온다아이가?” 경완서가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먹고 살기 힘든 마당에 아이들이 구걸하는 모습이 가엽잖아요. 자꾸 어린 시절이 떠올라요. 어떻게든 먹고 살려고 시골을 떠나 이곳으로 올라왔는데, 막막했거든요.” 종석 어멈이 고개를 저었다. “호준 엄마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그런 아이들이랑 엮여 봤자, 자네만 피곤해져.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것 아니야. 자네가 옷 수선 솜씨가 제일 좋다고 해도 땅거미들 도와주면 손님들이 별로 안 좋아해. 그리고 자네에게는 호준이가 있잖아.” 경완서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다. 이름은 김호준, 경성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온 수재였다. 어느날 갑자기 공부를 그만두고 신수로 내려왔는데, 온몸이 크게 다친 상태였다. 꽤 오랫동안 치료를 받은 덕에 회복했지만, 지능은 다섯 살 아이가 되었다. * “김호준은 바보래요, 바보래요, 멍청이래요. 경성 갔다가 바보 되어서 돌아왔대요. 돌아왔대요.” 아이들 여럿이 호준을 보며 놀렸고, 그중에 고약한 아이 몇몇은 돌을 던지기도 했다. 호준은 그러든가 말든가 콧물을 흘리며 웃기만 했다. “으허허허….” “이 바보 새끼, 놀려도 웃기만 하네?” “이거 순 등신 새끼 아이가? 니 등신 맞제?” 호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드, 등… 신? 드, 등신이 뭐야? 조, 좋은 거야?” “하…, 이 새끼 등신도 모른다. 그러면 쪼다할래?” “흐흐흐흐…. 쪼, 쪼다? 그, 그건 또 뭐야? 아이스께끼같은 건가? 아이스께끼는 일제가 와따인뎅?” 골목대장 앞잡이인 용우란 녀석이 박장대소를 하더니, 호준을 노려봤다. “쪼다도 모르나, 등신 새끼야? 쪼다가 뭐냐면? 니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처웃는 새끼를 쪼다라고 한다. 에잇, 요거나 먹어라.” 용우 놈이 돌멩이를 들어 호준이의 머리를 내려찍으려는데, 누군가가 팔목을 잡았다. “어떤 놈이 팔을 잡고 지.랄이야?” “나다, 치사한 새끼야.” 시장에서 구걸이나 하는 ‘땅거미 무리’의 도연이었다. 용우는 자신보다 한두 살 어리고 비렁뱅이 주제에 참견하는 도연이 가증스러웠다. “아아, 이거 땅거지 년이네? 니가 뭔데 막는데? 니가 이 등신 새끼 여자 친구라도 되나?” 도연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래, 된다. 우리 오빠야한테, 이러지 마라!” 용우는 구걸이나 하는 주제에 자신에게 덤비는 거지의 모습에 이성이 나갈 지경이였다. “그러면 니년부터 피투성이로 만들어 줄게! 오늘 잘 걸렸다. 어디 한번 반 죽어봐라.” 그때였다. 정국환이란 30대 중반의 사내가 소리쳤다. “너희들 뭐하냐?” 호준이가 아이들 틈으로 삐져나와 팔을 마구 흔들었다. “아, 아저씨, 아저씨! 여, 여기 요, 용우가 도연이를 때리려고 해요. 저, 저 새끼 순 나쁜 새끼에요.” 정국환이 다가가자, 아이들이 파리처럼 흩어졌다. 호준이는 자리를 떠나려는 도연이를 잡았다. “도, 도연아. 어, 어, 엄마 올 시간이 됐엉!” “어쩌라고 바보야! 나는 갈 거야. 아저씨랑 잘 지내고 있어. 안녕!” 정국환은 말수도 없고 표현도 잘 하지 않지만, 호준의 가족을 지켜주는 존재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독립군에게 일본 경찰의 정보를 넘기는 밀정으로 활동하다가 광복이 된 후 신수경찰서 서장으로 내정됐다. “호준아, 아이들이 많은 곳은 가지 말라고 했잖냐. 녀석들은 나이도 어리고 미성숙해서 너에게 못되게 군단다.” “그, 그게…. 아, 아이들끼리 재,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요.” “재밌는 이야기? 어떤 이야기길래?” “그, 그게 말이에요. 저, 저기 고, 곡동에 호, 호랑이가 산데요. 2, 2년 전에 조, 조은애라는 여, 여자가 호, 호랑이에게 물려서 주, 죽었데요.” “호랑이라고? 그거 매우 기이한 일이구나. 1924년 강원도 횡성에서 잡은 호랑이가 마지막이라 알고 있는데 말이지.” “아, 아저씨…. 그, 그런데 곡동에서는 죄, 죄를 지으면 호, 호랑이가 머, 머리만 남기고 잡아먹는다는데, 조, 조은애라는 여자도 죄, 죄를 지어서일까요?” “글쎄…. 일단은 집에 들어가서 밥부터 먹자. 아저씨가 배가 고파서 우리 호준이가 무슨 말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네?” * 그날도 경완서는 어느 부잣집의 신사복을 말끔하게 고쳐주고 선물로 양과자 세트를 받았다. 한 뭉텅이는 보자기에 넣고, 나머지는 종이에 싸서 땅거미들이 사는 다리 아래로 갔다. 경완서가 들어서자, 도연이만 밖에 나왔다. “도연아? 왜 혼자 있어? 다른 아이들은?” “어떤 아재가 와서 입양 갈 아이들을 찾는다면서 따라갔어요.” “입양?” “네…. 돈 많은 사람 중에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면서 심사받으러 갔어요. 이미 입양 간 아이들도 많은데?” “그 사람들은 믿을 수 있니?” “몰라요. 관심 없어요. 어차피 저는 안 갈 거니까요.” 이미 도연은 경완서의 제안을 한차례 거절했다. 그곳에 사는 친구들을 배신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경완서도 모두를 입양하고 싶지만, 형편이 그렇지 못하니 안타까울 노릇이었다. “도연아, 입양 간 아이들이랑 연락은 하니?” “아뇨? 이미 입양 갔는데, 걔네들이 거지들이랑 연락을 왜 해요. 잘 살겠죠. 여기보다 좋은 곳에 사는데, 생각나겠어요?” 경완서는 어릴 적이 생각났다. 촌구석을 벗어나 돈을 벌기 위해 타지로 와서 고생하면서 도연이처럼 마음의 벽이 생겼었다. 부모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공부도 하고 싶은 나이라는 걸 알기에 더욱 도연이를 딸로 삼고 싶었다. “도연아, 아줌마가 부자는 아니지만 도연이가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 “됐어요, 아줌마. 그런 이야기 그만하고 호준이 오빠나 밖에 못 나오게 하세요.” “호, 호준이? 우리 호준이가 왜?” “못돼처먹은 애들이 득실거리는데, 자꾸 돌아다니잖아요.” 경완서는 걱정되는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도연아. 이거 나중에 친구들이랑 먹어. 아줌마는 이만 가볼게.” 왜 동네 꼬마들은 호준이를 괴롭히는 걸까? 부족하고 잘 모르면 친절하게 가르쳐주면 되는 일 아닌가? 하늘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집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울고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호준이는 멀쩡하게 딱지를 접고 있었다. “호, 호준아!” 호준이는 빙긋이 웃으며 경완서의 손에 든 보자기를 낚았다. 그러곤 보자기에 냄새를 맡았다. “이, 이 냄새는? 야, 양과자다? 으흥흥흥, 내 코를 속일 뚜는 없띠!” 호준은 양과자를 게걸스럽게 먹었다. “여, 역띠 과, 과자는 외, 외제야!” 경완서는 호준의 옆에 앉았다. “오늘 밖에 나갔다면서? 정국환 선생님 집에 얌전히 있지. 왜 나갔어?” “모, 몰라!” 호준은 들은 채, 만 채 과자만 먹었다. “에휴…. 오늘은 녀석들이 기분이 좋았나 봐. 널 한 대도 안 때리고?” “아, 아니야. 도, 도연이가 지켜줬어.” “뭐? 도, 도연이가?” “나, 나쁜 녀석들이…. 나, 나보고 쪼, 쪼다, 드, 등신 새, 새끼라고 하, 하면서 돌로 내 머, 머리를 치려고 하는데, 도, 도연이가 나타나서 막아줬어.” * 경완서의 가장 큰 고민은 아들이다. 남편은 곡동에서 실종된 지 오래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경성까지 공부하러 가더니 바보가 되어 돌아왔다. 삶이 다하는 날이 오게 되면 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물론 그런 이유로 도연이를 입양하겠다는 마음은 아니지만…. 매일 복잡한 심경이 악몽으로 바뀌었다. 시장이나 공방 사람들은 ‘선녀’를 찾아보라고 했다. 신수 시에서 약간 떨어진 ‘곡동’이란 마을에는 조선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마을을 지켜주는 ‘선녀’란 신선이 있다고 했다. 사람의 미래와 과거를 볼 뿐만 아니라, 아픈 사람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단다. 문제가 있다면 나랏일 하는 높은 사람도 그녀를 보기 힘들기에 무작정 찾아갈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정국환의 아들이 다급하게 공방의 문을 열었다. “아, 아줌마. 큰일이 났어요. 호, 호준이 형이 따, 땅거미 왕초한테 맞고 있어요.” “뭐, 뭐라고? 어, 어디야?” “땅거미들 소굴이요. 일단 저는 아버지를 불러올게요.” 호준이가 거기까지는 어떻게 간 걸까? 거리도 멀뿐더러 평소에 무섭다고 하지 않았던가? 경완서는 뛰어갔다. 저 멀리 땅거미의 왕초가 호준이를 무자비하게 밟고 있었다. “그만해!” 경완서가 왕초와 호준이 사이를 가로막았다. “아줌마는 뭔데? 안 나오나?” “나, 이 아이 엄마야. 우리 호준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러니?”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구경만 했다. 호준은 웅크린 채 울고 있고, 도연은 겁에 질려 서 있었다. 경완서는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왕초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어딜 가노? 아직 화가 안 풀렸는데?” 그가 주먹을 들어 올리는 찰나, 누군가가 왕초의 손목을 꺾더니 쓰러트렸다. “야이, 새끼야. 지금 머 하는 거야?” “놔, 놔라!” 경찰이었다. 경찰은 미소를 살짝 짓더니, 그대로 다리를 들어 왕초의 머리를 밟았다. 그러곤 사정없이 걷어차고 때리기 시작했다. 경완서는 이대로는 왕초가 죽을 것 같아 말렸지만 경찰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거지새끼 주제에 감히 사람에게 폭력을 썼나? 이 새끼가 죽을라고!” 왕초는 울부짖었다. “사, 살려주이소. 잘못했으예!” “잘못 했다고? 잘못 했으면 맞아야지! 이 땅거지 새끼!” 왕초의 얼굴이 피떡이 되고 나서야, 뒤에서 멈추라는 지시가 들렸다. “엄 순사, 이제 그만하게.” 경찰은 동작을 멈춘 채 일어나 칼같이 오른손을 머리 위에 올렸다. ‘윤 경부’라 불리던 자가 사람들 틈으로 나왔다. “어머니, 괜찮으십니까?” 윤 경부가 머리를 숙였다. 경완서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윤 경부…. 사람을 이렇게까지 때릴 필요가 있습니까? 빨리 치료라도 시켜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어머니 말이 맞아요. 그런데요. 법과 원칙을 적용한다면 이런 쓰레기는 맞아야 정신을 차려요. 정신을 못 차리니까, 우리 호준이 같은 애를 죄책감도 없이 때리는 거라고요. 호준이야말로 빨리 병원에 보내보세요. 이 새끼는 저희가 잡아넣겠습니다.” 뒤늦게 정국환이 달려오자, 윤 경부를 비롯한 경찰들이 자세를 고쳐잡았다. 정국한은 심각한 얼굴로 인사에 답하며 말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폭력 신고가 와서 엄 순경을 먼저 출동시켰습니다. 그리고 보시는 바와 같이 폭력을 멈추게 했습니다.” 정국환은 한숨을 쉬었다. “이보게 윤두석이, 피의자를 잡는 과정에서 이렇게 폭력을 쓰면 어떻게 하나? 무기를 든 것도 아니고, 이 아이는 성인도 아닌 것 같은데?” “네, 서장님의 말씀을 명심하겠습니다.” 정국환이 호준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자, 경완서도 따라갈 채비를 했다. 또한 도연이를 혼자 둘 수 없기에 손을 꼭 잡은 채 데려갔다. 지금까지 눈물을 한 번도 흘리지 않았던 도연이는 집으로 가는 내내 울기만 했다. 왕초에게 맞은 후로 호준의 상태가 이상했다. 갓을 쓴 할아버지가 옷장 위에 올라가 있다던가, 허공에 처녀 귀신이 자신을 부른다며 무서워했다. 그럴 때마다 도연을 붙잡으며 옆에 있어 달라며 외쳤다. 의원은 머리에 충격을 받은 거라며 오랜 기간 동안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연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친동생처럼 호준을 간호했다. 경완서는 그런 도연을 말렸다. “도연아, 이렇게 하지 않아도 돼. 너도 쉬게 하려고 데려온 거야.” 도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아줌마. 호준 오빠가 이렇게 된 것은 저 때문이에요.” “너 때문이라니?” “그날…. 구걸해서 처음으로 돈을 받았는데, 그걸 숨겼다가 왕초한테 걸려서 호준이 오빠가 나타나서 구해줬어요. 제가 왕초에게 줬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저 때문이에요.”“도연아, 너 때문이 아니야. 오히려 잘된 일이야, 호준이가 너를 구해서…“ 경완서는 도연이 맞기라도 했다면 왕초를 가만두지 않으려고 했다. 그럼에도 열 살 꼬마는 자신 때문이라며 자책해서 마음이 미어졌다. 세상은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사람을 왜 더욱 어렵게 만드는가? 진심으로 무정했다. 도연은 호준이가 회복될 때까지 땅거미의 소굴로 돌아가지 않았다. 덕분에 차도가 좋아졌고 헛것이 보인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둘은 오누이처럼 장난도 치고 가깝게 지냈다. “헤헤헤… 또연아, 수수께끼를 내겠뜹니당. 물고기 중에 머리가 좋은 녀석들은 낚시꾼에게 잡혀도 탈출 방법이 있다고 합니당.” “그런 물고기 어디있어!” “어헛, 있뜹니당. 어떻게 탈출하는지 아시닙깡? 이 쉬운 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 “몰라, 헛소리하지 말고 밥이나 먹어! 근데 어떻게 탈출하는데?” “순순히 잡혀주다가 낚시꾼이 입에서 바늘을 뺄 때, 온 힘을 다해서 파닥거리는 겁니당. 초보일수록 물고기가 바늘에 걸리면 다 잡은 줄 알기 때문입니당.” “에이, 뭐야? 시시하게.” ”내가 아는 사람도 일본 놈한테 그렇게 탈출했어요.” “누, 누가?” “누구긴 누구야, 각띠탈이지!” “에휴, 밥이나 빨리 먹으세요. 안 먹으면 아줌마가 주신 양과자 내가 먹는다?” “아, 안돼 먹지마! 먹지마!” 며칠뿐이지만 경완서는 행복했다. 딸이 생긴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에 호준이가 깨웠다. “무슨 일이야?” “어, 엄마. 또연이가 없당. 또연이가 집에 갔나봥!” “뭐, 뭐라고?” 경완서가 밖을 나갔지만, 도연이는 없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해가 뜨자마자 정국환의 아내에게 호준을 맡긴 채 땅거미의 소굴로 찾아갔다. “도연이를 좀 만나려고 하는데, 불러 줄 수 있겠니?” 땅거미의 일원인 키가 큰 녀석이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도연이 지금 바빠요,” “미안한데, 도연이가 왜 바쁜지 물어봐도 되니?” “헤헷, 저도 몰라요.” 녀석이 땅거미들 소굴로 들어가자, 다른 아이들도 따라갔다. 지푸라기로 만든 열릴 때, 도연이가 보였다. 눈이 마주쳤지만 도연이는 애써 외면하는 듯했다.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도연이를 보고 안심이 됐다. * 경완서가 자리에 앉자마자, 거창 댁의 수다가 시작됐다. “호준이 엄마는 좋겠다. 경찰서장이 옆집이라서 도둑은 안 들겠네?” 그걸 본 춘기 엄마가 손사래를 쳤다. “지금 그런 농담할 때가? 호준이 안부부터 물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니가? 호준이는 좀 어때?” “호준이는 거의 회복했어요. 오늘부터는 서장님네 가족이 봐준다고 하셨어요.” 거창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호준이를 봐준다고? 경찰 서장이나 된 양반이 배알도 좋네? 호준이 엄마 여기서 번 돈 서장님한테 다 갖다주는 거 아니가?” 춘기 엄마가 거창 댁의 팔을 때렸다. “입조심해, 이 여편네야. 잡혀가고 싶나?” “아니, 내가 틀린 말 했나? 이제부터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매? 그러고 보면 그 말이 소문이 아니었나 보네. 일본 놈 있던 시절에 정 선생이 억울하게 누명 쓴 사람들 도와줬다는 거…. 결국 독립군한테 정보까지 빼준 양반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광복되면서 친일파들 싹 갈아엎을라고 경찰서장 자리에 들어간 거 맞제?” 경완서는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지만, 종석 어멈은 일리가 있다고 했다. “이번에는 거창 댁 말이 맞을 거여. 정국현 씨가 독립군 편에 섰었으니까, 친일파였던 양반들을 숙청하려고 하는 거지.” 춘기 엄마는 고개를 저었다. “근데 서장님이 친일파를 잡는 건 좋은데, 도둑이랑 강도를 더 많이 잡아야 살기 좋은 거 아니가? 어차피 친일파 잡는 일은 우리랑 관계없는 일이다. 즈그들끼리 다 해쳐먹겠지. 그리고 서장님도 소문 안 좋더만?” 거창 댁이 물었다. “무슨 소문?” 춘기 엄마가 작게 소리냈다. “서장님이 청렴하게 보여도 딸내미랑 아들내미 좋은 학교 보내는 거에 안달이 났다더만? 그래서 선생들한테 촌지 줘서 시험지도 미리 받고 답도 대신 풀어주고…. 그런 사람인데,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지.” 거창 댁의 눈이 커졌다. “참말이가? 니는 누구한테 들었는데?” “아이고 순진한 사람아, 정국현이가 술집 사장들한테는 더 한 것도 받고 다닌다더라. 호준이를 맡아준다는 것도 순 가식이라. 나중에 더 높은 자리 갈라고 그러겠지.” 그곳에 있는 아낙들이 정말이냐며 물었다. 어떤 이는 믿지 않았지만, 어떤 이는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이라며 비난했다. 경완서에게는 아낙들의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도연이도 걱정됐지만, 아이들의 수가 이전과 차이가 날 정도로 줄어있는 느낌이었다. 아이들에게 입양이니, 좋은 일자리를 소개 해준다지만, 어른에게도 삭막한 세상에 과연 호의를 베푸는 이가 있을까? 경완서는 땅거미의 소굴로 달려갔다. “도연아, 도연아! 얘들아!” 아무도 나오지 않자, 소굴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아이들이 둘러앉아 있었고 왕초가 음식을 혼자 먹고 있었다. 경완서의 동공이 커졌다. 왜냐하면 도연이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 도연이 어디에 있니?” 왕초가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입양 갔십니더. 와요?” “입양? 아침에는 있었는데, 언제 갔니?” 왕초는 인상을 찌푸린 채 밥만 퍼먹을 뿐이었다. 경완서는 다른 아이들에게 물었다. “도연이 어디에 갔니? 어디로 갔어? 빨리 좀 말해줘….” 그때 한 아이가 소굴 뒤편을 가리켰다. 평소에 도연이가 언니처럼 따랐던 아이였다. “좀 전에 아재가 도연이를 데려갔어요.” 경완서는 뛰쳐나갔다. 입양은 죽어도 가기 싫다던 아이가 그런 선택을 할 리 없다. 가더라도 작별 인사라도 할 아이라 이렇게 떠날 리 없다. 도연이가 갔다는 길은 산길이었다. 아이를 이런 곳으로 데려간다니 말이 되지 않았다. 아무렇게 나 있는 식물이나 나무들을 붙잡으며 언덕을 오르니, 멀리서 한 사내가 소녀의 손을 잡고 가는 모습이 보였다. 도연이가 분명했다. “도연아!” 도연이는 힐끔 돌아볼 뿐 아는 척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내의 걸음이 빨라졌다. 경완서가 다시 도연이를 부르자, 이번에는 사내가 도연이를 안은 채 뛰었다. 이상했다. 입양이니, 취직이니 모두 거짓말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유괴나 인신매매였다. 경완서는 초소로 달려갔다. “유괴 사건이 일어났어요. 지금 한 남자가 아이를 유괴해서 옥동으로 가고 있다고요.” 애타는 심정으로 말했지만, 경찰은 시큰둥할 뿐이었다. “저기 아줌마, 유괴요? 누가 유괴됐는데요?” “우리 동네 아이요.” “그게 누군데요?” “다리 밑에 사는 아이….” “에이…. 거지들은 취급 안 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자, 경찰서로 달려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초를 서고 있는 경찰이 가로막았다. “아주머니, 무슨 일입니까?” “유괴 사건이라고요! 윤 경부, 아니…. 윤 경감님에게 말씀을 드리려고요.” “무슨 유괴요? 이렇게 날 밝은 날에 유괴가 말이 됩니까? 호준이나 잘 챙기이소.” 경완서는 울먹였다.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유괴 사건이라니까요….” 그때 정국환이 건물에서 나오자, 경찰들이 행동을 멈추고 경례했다. 경완서를 발견한 정국환은 고개를 숙였다. “호준이 어머니, 무슨 일이세요?” “서장님. 유괴 사건이 일어났어요. 다리 밑에 사는 아인데요, 어떤 남자가 옥동으로 가는 산에 데려가는 걸 봤어요.” “지금 그곳으로 같이 가보시죠.” *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한참을 걸어도 사내와 도연이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경완서는 도연이를 계속 쫓았어야 하나, 후회됐다. 그런데 순경 하나가 길 중앙에 무언가가 보인다며 외쳤다. 그러곤 물체에 손전등을 비추자, 소리를 질렀다. 정국현이 물었다. “무슨 일이고?” “서, 서장님… 저거 사람 머리입니다.” “사람? 사람 머리가 왜 있는데?” “모,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윤 경감이 성큼성큼 걸어가 손전등 불빛으로 머리를 비췄다. “하…. 이거 아무리 봐도 이상합니다. 고의로 머리만 자른 것으로 보입니다. 사내의 머리가 꽤 크고 얼굴 근육의 생김새로 보아 키가 180 정도 되는 거구인 듯합니다. 호준이 어머니, 혹시 아이를 유괴한 사내가 키가 크거나 덩치가 컸나요?” “마, 맞아요.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머리의 주인은 눈을 위로 치켜뜬 채 혀를 내밀고 있었다. 윤 경감은 이 사람이 도연이를 유괴한 납치범일 수도 있다며, 땅거미 무리의 왕초를 불러오라고 했다. 잠시 후 그를 데려와 머리를 보여주니, 도연이를 데려간 사내가 맞다고 했다. 하지만 유괴범이 아니라, 입양이나 취업을 알선 시켜주는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벌써 9명을 좋은 곳에 보내줬어요. 아이들도 잘 먹고, 잘 살 겁니다.” 정국환의 미간이 좁혀졌다. “그 아이들이 간 곳이 어딘데?” “나야 모르죠.” 경완서도 거들었다. “어디에 갔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호준이 어머니, 여기서부터는 우리가 도연이를 찾아보겠습니다.” “저도 도연이를 찾아볼래요.” “아니요. 밤이 깊어 위험합니다. 저기 권 순경, 호준이 어머니를 집까지 모셔주시게.” 정국환은 경완서가 집으로 가는 모습까지 본 후 윤 경감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나온 정보가 있나?” “아니요. 하나도 없습니다. 머리의 주인도 찾기 힘들 것 같고, 아이를 비롯한 어떤 흔적도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신수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나다니…. 이 산길은 옥동과 곡동으로 가는 지름길이야. 어른이 아이를 데리고 이곳으로 간다는 것은 틀림없이 두 지역 중 하나를 간다고 추측해 본다. 더욱이 입양이란, 밥상에 젓가락 하나만 놓는 일이 아니기에 뭔가 구린 일이 있을 것 같네. 옥동과 곡동에 아이를 입양할 만큼 부유한 집이 있을까? 더욱이 그곳에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있을까? 내 생각에는 없다. 그렇다면 사내는 왜 도연이를 데리고 이 길을 갔을까? 옥동을 가려고 했을까, 곡동을 가려고 했을까? 아니면 지리산을 건너 전라도로 가려고 했을까? 아이를 데리고 전라도로 간다는 가설은 확률이 지극히 낮아. 일단 옥동과 곡동에서 사내의 신원을 물어 보게. 호준이 엄마 말로는 여덟 살에서 열 살 사이의 아이들만 없어졌다고 하니, 분명 그곳에 아이를 빼돌리는 장소가 있을 거야.” * 벌써 이틀이 지났지만, 경찰은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사내가 누구인지, 도연이는 살아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경완서는 공방에 와서 얼이 빠진 채로 있었다. 춘기 엄마가 그녀를 흔들었다. “호준이 엄마야…. 이만 들어가라. 남은 거는 우리가 알아서 할게.” “아니에요. 강 선생님네 양복이랑, 어르신 한복이 남았어요.” “도연이 걱정에 일이 되겠나? 경찰들한테 아무런 소식이 없고?” “그러게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서장님은 일이 진행 중이니, 기다리라고만 해요.” 춘기 엄마가 한숨을 쉬었다. “에휴, 경찰이고 군인이고 다 필요 없다. 도연이도 찾고 범인도 찾으려면 그분밖에 없다.” 경완서의 눈이 커졌다. “누구요?” “선녀님!” 공방에 있던 아낙들이 춘기 엄마만 봤다. 하지만 거창 댁만 비웃었다. “크크크, 선녀라고? 아이고, 춘기 엄마야. 그게 말이 되나? 나무꾼은 없나?” “거창 댁아, 모르면 조용히 좀 해라. 내가 곡동 출신 아니가? 선녀님은 모르는 게 없다. 느그 일본 놈들이 있을 때 신수고, 옥동이고 와서 지.랄발광 했제? 곡동은 안 그랬다. 와그런지 아나? 선녀님 때문이다. 일본 놈들도 선녀님의 능력을 알아봐서 까불면 안 된다고 생각한 거다. 호준이 엄마는 믿제?” 경완서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저도 곡동에 그런 존재가 있다는 건 듣기만 들었지, 사실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춘기 엄마가 답답해하던 그때, 공방에 자주 들리던 나씨 부인이 끼어들었다. “춘기 엄마 말이 사실일걸? 우리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곡동 출신인데, 선녀가 우리 집안의 대소사를 해결해 줬어. 진짜 죽은 사람을 살릴 정도로 힘든 일이었지…. 선녀님은 진짜라니까? 그 증거로 조선시대에 온 사람이 아직도 늙지 않는다잖아. 호준이 엄마도 선녀님께 빨리 찾아가.” “생각 좀 해 볼 게요.” 거창 댁도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선녀라는 사람, 나도 찾아가 보자. 진짜인지 궁금하네?” 경완서가 말했다. “그런데 성님? 찾아간다고 해서 저 같은 사람을 만나줄까요? 그리고 저는 돈도 없어요.” 나씨 부인이 웃었다. “선녀님은 돈 그런 거 바라지 않으셔.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이미 이런 일이 벌어진 걸 알고 계실 거야.” 경완서는 집으로 가는 내내 나씨 부인과 춘기 엄마의 말이 생각났다. 몇 년 전에 조은애라는 여자가 시댁의 물건을 모조리 훔쳐 나갈 거라며 아낙들에게 조언했는데, 그녀가 소학교까지 나왔고 교양까지 넘치는 사람이라 그럴 리 없다며 무시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시댁의 재산을 들고 도망가다가 곡동의 수호신으로부터 벌을 받았다. 마치 도연이를 데려간 남자처럼…. 문을 여니, 호준은 철없는 아이처럼 자고 있었다. 경완서는 측은한 눈빛으로 호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좋겠니? 진짜 선녀라는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람이 도연이를 찾아 줄 수 있을까?” 호준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경완서도 옆에서 눈을 감으려고 할 무렵, 밖에서 누군가가 찾아왔다. “호준이 엄마, 집에 있어?” * 신수 경찰서의 형사들이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해 늦게까지 회의 중이었다. 사내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없었고, 도연이의 흔적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에 정국환과 윤 경감의 의견은 나날이 부딪쳤다. 정국환은 부산과 대구에 있는 경찰들을 불러 산 전체를 수색하자는 의견이었고, 윤 경감은 시간이 없다며 ‘선녀’라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자고 했다. “윤 경감까지 왜 그러는가? 선녀라니?” “그런 게 아니라요, 아무런 단서가 나오지 않잖아요? 저도 답답합니다.” “다른 지역 경찰들을 모으고 산을 수색해 보자.” “서장님, 시간이 없습니다. 유괴는 시간이 관건입니다. 빨리 곡동에 가서 선녀에게 묻는 게 빠릅니다. 지금도 이렇게 꾸물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나는 그런 사람을 믿을 수 없어.” 그때였다. 경찰서 앞에서 경완서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정국환을 불렀다. 그가 창을 열었을 때 사람들은 불만 섞인 표정이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경완서가 대표로 말했다. “도연이를 빨리 찾으려면 지금이라도 선녀님을 찾아가는 방법이 우선일 것 같아요.” “호준이 어머니, 세상에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어디 있답니까?” “경찰들의 일만이 아니잖아요. 도연이는 저에게 딸 같은 아이예요.” 윤 경감도 정국환에게 부탁했다. “서장님, 마을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 아이들 둘을 붙여서 곡동으로 보내는 것이 어떨까요?” 정국환은 화를 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윤 경부는 머리를 긁적였다. “서장님, 왜 이렇게 선녀님을 못 믿으세요? 일단 모든 방법을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게 진정 방법이라고 생각하는가?” 경완서가 말했다. “서장님, 사람들이 선녀님을 찾자고 말씀드렸는데, 전부 거절하셨다면서요? 그리고 선녀에게 가지 못하게 곡동으로 가는 길을 차단하라고 하셨다면서요. 왜 그러셨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을 왜 몰라주세요? 저희는 가지 말라고 해도 지금 가야겠어요. 도연이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정국현은 한숨을 쉬더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윤 경감은 이를 놓치지 않고 선녀를 부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곡동까지 걸어서는 못 갑니다. 차를 타고 가야 해요. 이 중에 세 분만 가실 수 있습니다.” 젊은 순경 둘이 운전석과 보조석에 타자, 경완서와 거창 댁, 그리고 마을 촌장이 뒤에 끼어 탔다. 경완서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거창 댁 역시 그런 존재가 있는지 궁금했다. 촌장은 그런 둘을 보며 미소지었다. “아지매들 걱정 마이소. 선녀님은 진짜입니더. 우리 어릴 적에 선녀님에게 도움받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더.” 경완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춘기 엄마나 나씨 부인에게 저도 들었어요. 그분들 말이면 믿겠지만, 저 같은 미천한 사람의 말도 들어줄지 걱정이에요.” “허허허, 들어 줍니다. 선녀님은 지역을 따지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분이시니까요.” 여기에 조수석에 앉아 있는 엄 순경도 어르신의 말이 맞다며 거들었다. “선녀님은 진짜입니다만, 아무나 만날 수 없다는 말도 사실입니다. 마음이 결코 더러운 자는 선녀님께서 알아보시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뒷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조용했다. 한동안 적막이 흐른 후 거창 댁이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자동차라는 것이 사람이 걷는 속도와 차원이 다르네요? 벌써 옥동까지 왔네요. 평소 같으면 다섯 시간이나 걸릴 텐데. 거기에 곡동까지는 또 얼마나 걸리겠노?” “하하하, 그런데 곡동 입구부터는 쪼매 걸어야 합니다. 거기는 길이 안 좋아서요.” 엄 순경의 말대로 ‘곡동’은 산이 마을을 한바퀴 휘감은 동네였다. 곡동 입구에서 내려도 팽이처럼 내려가는 구조였기에 한참을 내려가야 사람들이 사는 곳이 나왔다. 거창 댁이 손짓했다. “순경님, 저기 너르고 큰 곳이 선녀님 집인가요?” 엄 순경이 손전등을 치켜들었다. “아니요. 거기는 이 동네에서 제일 부잣집이고요. 저기, 불이 켜진 곳입니다. 조금만 더 걸어서 가면 됩니다. 휴, 겨울이 아니니 천만다행이다. 여기에 눈 오면 일반 사람도 걸어서 못 다닙니다.” 경완서는 도연이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걸음이 빨라졌다. 이윽고 선녀의 집에 당도하니, 대문이 저절로 열렸고 아낙 하나 나왔다. “선녀님께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 선녀의 집은 유명한 절을 연상시켰다. 곳곳마다 등불이 있었고, 소박하지만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또한 한 번도 맡은 적이 없는 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일행이 대문을 지나 마당을 건너 조그마한 사랑방으로 가니, 아리따운 여자가 반겼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도 전에 곡동에 살았다는 사람인데, 스무 살도 안 된 여인처럼 어려 보였다. “안녕하세요, 곡동에 사는 선녀라고 합니다. 여러분이 오실 줄 알고 있었습니다. 도연 양이 많이 걱정되시겠어요.” 경완서는 눈을 의심했다. 선녀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경찰서와 선녀가 연락할 방법이 없기에 의심은 곧 믿음으로 변했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눈을 감았고, 당시의 상황을 본 것처럼 읊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제 3일이 지났네요. 한 사내가 다리 밑에 있는 아이들을 데려갔지요? 음…. 이번에는 그 사람이 도연이라는 아이를 데려갔고요. 그런데 신수에서 옥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죽었군요. 사내의 목만 발견됐지요?” 경완서가 냉큼 대답했다. “네, 맞아요. 우, 우리 도연이는 어떻게 됐어요?” 선녀는 다시 눈을 감은 채 집중했다. “잠시만 조용…. 지금 사내의 죽음을 추적하고 있어요. 이름은 박일종…. 이 사람, 아주 못된 사람이에요. 신수에서 아이들을 빼돌려서 부산이나 대구에 팔았어요. 땅거미의 왕초는 그걸 알면서 푼돈을 받은 거고요. 남자아이는 위험한 일터에 넘기고 여자아이는 술집에 넘겼어요. 도, 도연이도 그럴 목적으로 데리고 갔어요….” 경완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서, 선녀님 정말이에요?” “산신께서 사내에게 벌을 준 것 같아요.” “사, 산신이요?” “네…. 곡동을 지켜주는 수호신이셔요.” “도, 도연이는 어떻게 됐어요?” “글쎄요. 아마도 저의 힘이 닿지 않는 걸 보니, 산신께서 도연이를 지켜주고 계시는 것이 분명해요. 지금 도연이 걱정보다 신수가 큰일이에요. 신수에 박일종과 왕초랑 내통하는 자가 있어요.” 엄 순경의 눈이 커졌다. “내통이요?” “음…. 비렁뱅이 아이들을 신수에서 쫓아내면 이익을 보는 사람…. 그 사람은 아이들을 파는 명목으로 돈도 꽤 많이 받았네요. 겉과 속이 정말 다른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누굽니까?” * 경완서는 집으로 오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 선녀는 산신이 도연이를 지켜주고 있다며 때가 되면 돌아온다고 했지만, 도연이를 만날 수 없었기에 찜찜했다. 다만 선녀가 다음에는 아들을 데려오라며 반드시 병을 고쳐주겠다고 해서 희망이 꿈틀거렸다. 선녀는 경완서의 운명만 봐주지 않았다. 거창 댁에게는 아픈 남편이 있는데, 때마침 그를 고칠 수 있는 약이 있다며 무료로 주었고, 촌장에게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줬다고 했다. 집에 온 경완서는 평소와는 다르게 눈을 감자 잠들었다. 눈을 뜨니 해가 중천에 떴다. 호준이는 일어나라며 노래를 불렀다. “어, 엄마! 일어나, 일어나!” 경완서는 화들짝 밥을 차렸고, 호준이가 식사를 끝내자마자 공방으로 함께 출근했다. 하루의 시작이 평소와 다른 호준이가 물었다. “엄마…. 수현이 누나 집에는 왜 안가?” “그런 것이 있어…. 오늘은 엄마랑 공방에 가자.” 공방에 도착하니, 다른 아낙들이 반겼다. 특히 거창 댁의 표정이 밝았다. “호, 호준이 엄마. 선녀님은 진짜다.” “무, 무슨 일이 있어요?” “선녀님이 주신 약을 남편에게 먹였는데, 다 죽던 양반이 벌떡 일어났어.” “저, 정말이에요?” 십여 년간 병환으로 누워만 있던 거창 댁의 남편이 아니던가? 움직이지도 못해서 첫째 딸이 어릴 적부터 간병하고, 거창 댁은 세상에 있는 좋은 의원에게 치료받게 할 거라고 지금까지 돈을 모았지만 매번 허탕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경완서의 마음이 떨렸다. 아들도 예전처럼 돌아올 것 같았다. “거, 거창 성님…. 정말이에요?” “그렇다니까? 이 양반이 괜찮아져서 좀 전에 나랑 같이 왔어!” 춘기 엄마도 끼어들었다. “참말이다. 거창 댁 서방이 공방까지 데려다주고 갔다. 기지도 못하던 양반이 두 다리로 여기까지 오는 게 신기하더라. 내 말이 맞다 아이가? 선녀님은 진짜라니까? 호준이 엄마는 어떻드노?” “잘은 모르겠지만 선녀님 말씀으로는 산신께서 도연이를 지켜주고 있데요. 시간이 되면 찾아 올 거라면서…. 그런데 정말 용하시더라고요. 사람의 얼굴을 보더니 어떤 삶을 살아오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두 맞히더라고요.” “그래, 선녀님이 하시는 말씀이 모두 맞다. 그런데 선녀님이 그 양반이 범인이라며? 아이고야, 우리 동네에 좋게 본 사람들 많은데 참말로 실망했겠다.” “저도 실망했어요.” * 지난밤, 엄 순경이 경찰서에 도착하자마자,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정국환의 집 앞에 섰다. 윤 경감이 문을 두드렸다. “서장님, 서장님…. 안에 계십니까?”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대문이 저절로 열렸다. 윤 경감이 들어가 동태를 살폈다. “서장님! 서장님?”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얘들아 아무도 없는 것 같다. 모두 들어와서 빨리 수색해라. 엄 순경은 서로 가서 정국환 서장이 가족들과 함께 도주했다고 전해라.” “네!” 선녀는 정국환이 아이들을 부산이나 대구로 판 장본인이라 했다. 그런 이유로 윤 경감을 비롯한 경찰들이 출동했고, 조사하기 시작했다. 정국환의 집을 뒤지던 경찰들이 급히 윤 경감을 불렀다. “경감님, 경강님! 여기 증거를 찾았습니다.” “어디?” 윤 경감이 그곳으로 가니, 아이들이 입는 옷들이며 신발이 나왔다. “하…. 이런 잔인한 새끼…. 아무리 그래도 애들한테 그러냐? 너네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 서장이랑 관련된 범죄가 이게 전부가 아닐 거다. 샅샅이 찾아야 해. 그리고 나머지는 정 서장을 쫓는다. 집 상태나 족적을 보니 도망간 지 얼마 안 된 것 같아.” “네, 경감님!” 다음 날 아침, 정국환의 범죄가 신수 시내에 모두 뿌려졌다. 정국환의 집에는 기자들로 인산인해였다. 경완서는 참고인으로 불려 갔다. 정국환의 집에서 나온 옷이며 신발을 보더니, 동공이 커졌다. 그녀가 땅거미들에게 선물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정국환은 겉과 속이 다른 자였던 걸까? 윤 경부가 말한 정국환은 악인 중의 악인이었다. “호준이 어머니께서도 정국환에게 깜박 속으셨네요. 사실 정국환은 몇 년 전에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저울질하기 위해 밀정이 된 양반입니다. 광복을 한 후 조선의 건국 세력에 붙어 친일파를 잡겠다고 앞장섰지요. 물론 그들이 숨겨 놓은 보물들을 가지기도 위해서…. 아무튼 땅거미의 왕초가 모두 진술했습니다. 각 지역의 술집 사장들에게 접대를 받으면서 인신매매가 돈이 된다는 소리를 듣고 실행한 거랍니다. 경찰 서장이 이런 일을 할 거라고 상상도 못 했습니다. 어쩐지 선녀님을 찾겠다고 하니, 반대하더라고요. 아마도 자신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알게 될까 봐 막은 것 같습니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네요. 그런 사람인 줄도 모르고 우리 아이를 맡겼다니, 소름이 돋아요.” “에휴, 호준이 어머님도 많이 놀라셨겠어요. 이제 이 더러운 사건은 모두 끝났습니다. 도연이가 돌아오면 호준이랑 행복하게 살 일만 남았습니다. 그나저나…. 엄 순경에게 들었는데요. 선녀님께서 호준이 어머니를 데리고 오라고 했답니다. 호준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서요. 저희가 내일 선녀님이 계신 곳까지 데려드리겠습니다.” “저, 정말요?” 경완서는 불이나케 집으로 왔다. 마당에서 홀로 앉아 있는 호준이를 향해 외쳤다. “호준아, 내일 선녀님을 만나러 가자!” “서, 선녀님? 그, 그게 뭐야?” “니 병을 낫게 해줄 분이셔. 다시 예전처럼 정상으로 돌아올 거야. 그땐 경성으로 가서 다시 공부해….” “시, 싫다. 공부하기 싫다.” “호준아, 그래도 내일 선녀님을 뵈러 가야 해.” “히잉…, 알았다. 그러면 나 애들이랑 놀고 오겠다.” 선녀를 만날 생각에 경완서의 가슴이 뛰었다. 호준이가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도연이도 돌아온다면 아무것도 바랄 게 없다. 하지만 희망도 잠시, 밖에서 호준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경완서는 맨발로 나갔다. 문 앞에는 호준이가 눈을 감싸며 울고 있었다. “호, 호준아, 무슨 일이야? 왜 눈을 감싸고 있어?” “나, 나쁜 놈들이 얼굴에 흙을 뿌리고 도, 도망쳤다. 나, 눈 아프다. 눈이 아파서 눈을 못 뜨겠다. 허어엉….” 상태를 조금만 보자고 해도 호준이는 아프다며 만지지도 못하게 했다. 경완서의 마음은 미어졌다. “괘, 괜찮아. 이것 또한 선녀님께서 고쳐주실 거야.” “지, 진짜? 서, 선녀님이 고쳐주실 수 있을까?” “당연하지….” * 아침이 되자, 경완서가 호준이를 데리고 경찰서 앞으로 갔다. 윤 경감을 비롯한 경찰 몇이 마중을 나와 있었는데, 눈에 헝겊을 칭칭 두른 호준이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호, 호준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다친 거야?” 호준이 아무도 없는 윤 경감 옆에 인사를 했다. “어? 유, 윤 경부 나으리 아니띱니까? 안녕하띱니깡! 역시 윤 경부 나으리한테서는 외제 향수 냄새가 납니당.” “니 녀석 개코구나, 하하하….” 경완서가 멋쩍게 웃었다. “어제 동네 아이들이랑 놀다가 눈을 좀 다쳤어요….” “아 그러시군요. 걱정 마세요. 선녀님께서 눈도 치료 해주실 겁니다. 일단 타시죠.” 차에 타니, 엄 순경이 반갑게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호준이가 눈을 다쳤구나? 조심해서 타거라.” 호준이는 차에 타는 것을 거부했다. “어, 엄마, 차 안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난다. 무, 무섭다….” 엄 순경 웃으며 말했다. “나쁜 녀석들을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거야. 호준아, 어서 타!” 그때 호준이가 질겁하며 소리를 질렀다. “바, 반말하지 마라! 새끼야. 내, 내가 더 형이다!” 경완서가 당황하며 호준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몸통을 안았다. “얘가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가만히 있어. 엄 순경 미안해요. 빨리 출발하시죠.” 호준이의 몸이 경직됐다. 호준이의 심정과 다르게 경완서의 마음은 들떴다. 호준이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윤 경장이 입을 열었다. “하하하, 호준이 어머니. 현재 정국환 가족을 추적 중입니다만 정말 그 쥐새끼같은 인간들이 어디로 도망갔을까요?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네요…. 혹시 어디로 갔는지 알만 한 곳이 있을까요?” 경완서도 고개를 저었다. “저는 아무 것도 몰라요. 선녀님께 여쭈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글쎄요. 선녀님께 너무 많은 것을 부탁하는 것 같아서요. 이럴 줄 알았으면 정국환 몰래 선녀님을 찾아뵙는 것이었는데, 판단 오류였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사이, 곡동에 도착했다. 마을까지 차가 들어갈 수 없기에 입구에서 내려 걸어갔다. 호준이가 경완서의 손을 꼭 잡은 채 말했다. “어, 엄마…. 어, 어디로 가는 거야?” “선녀님을 만나러 간다니까? 여기서부터는 걸어야 해. 그러니까 호준이도 엄마 손을 꼭 잡아.” “어, 엄마. 그, 그러면 여기가 곡동이야?” “그래…. 우리 호준이가 지리를 잘 아네.” “그, 근데 신수에서 곡동까지 하루 꼬박 걸리는데, 어, 어떻게 빨리 온 거야?” “자동차를 탔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윤 경부님이 자동차로 태워주신 거야. 고맙다고 말해야지!” 호준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유, 윤 경부님! 아, 아, 아가리또 고쟁이마스!” 윤 경부가 미소를 지었다. “허허허, 호준아. 조금 이상하지만, 일본어를 잘하는구나? 그나저나…. 엄 순경? 내년에는 곡동에도 도로를 깔아야겠어. 차가 진입할 수 없으니까 불편하구먼?” 엄 순경이 거들었다. “맞습니다! 곡동에도 도로 포장이 시급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입구도 입구지만, 여기 요봉사에서 옥동 넘어가는 길을 터널로 뚫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훨씬 교통이 편할 텐데요.” “내년에 한 번 위에 건의하겠네!” ‘선녀의 집’으로 가는 내내 윤 경감과 엄 순경은 윗사람들 이야기만 했다. 경완서는 호준이가 다칠까 노심초사했다. 기어코 선녀 집에 도착하니, 이전처럼 한 아낙이 마중을 나왔다. 여전히 선녀의 집에서는 좋은 향이 쏟아져 나왔다.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선녀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호준이가 엄마의 손을 더욱 꽉 잡은 채로 계단에 올랐다. 이윽고 문이 열렸고, 선녀가 웃으며 반겼다. “잘 오셨어요. 네가 호준이구나? 눈은 또 왜 그러니?” 경완서가 자리에 앉자마자 선녀에게 물었다. “서, 선녀님. 우리 아들의 눈도 고칠 수 있는 거죠?” “그럼요. 호준아, 붕대를 한 번 풀어볼까? 누나가 우리 호준이 눈 좀 보자.” 선녀가 호준이의 얼굴에 손을 대자, 호준이 크게 엄살을 부렸다. “아, 아프다. 만지지 마라! 만지지 마라!” 선녀는 다시 붕대를 빼기 위해 윤 경감에게 도움을 청했다. “경감님, 호준이가 겁을 먹은 것 같아요. 좀 잡아 주세요.” 두 사내가 호준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팔을 잡으려고 할 무렵, 갑자기 호준이가 선녀를 밀치더니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 아프다…. 아, 아프다….” 경완서가 호준이를 잡기 위해 재빨리 뛰어갔다. “호준아, 나가면 어떻게 하니?” “아, 아프다, 누, 눈이 아프다. 만지지 마라!” 호준이는 만지지 못하게 얼굴을 좌우로 돌려대더니, 다시 일어나 대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경완서도 놓칠세라 이를 물고 뛰었다. 호준이의 발이 점점 빨라졌다. “호, 호준아! 어디로 가는 거야?” 환자라고는 볼 수 없는 속도였다. 아니, 언뜻 고도로 훈련된 군인처럼 빨랐다. 더욱이 붕대를 풀어 요봉사가 있는 언덕까지 달려갔다. 점점 선녀의 집으로부터 멀어졌다. 뒤늦게 나온 윤 경감과 오 순경이 쫓아 오자, 호준이 뒤를 돌아 소리질렀다. “엄마, 빨리 따라온나!” 경완서는 눈을 의심했다. 아들의 모습이 더 이상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호, 호준아? 돌아가자. 선녀님의 능력이 통한 것이야….” 호준은 한숨을 쉬며 신경질을 냈다. “무슨 선녀님이야? 말이 안 되는 소리 좀 하지마.” “그러면 어떻게 된 거야?”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할게. 일단 여기를 빨리 나가야 한다. 윤 경부에게 잡히기 전에 빨리!”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경완서는 아들의 말대로 했다. 그러던 중, 곡동과 옥동을 지나는 지점에서 오래된 오두막이 하나 나왔는데, 호준이가 문을 열었다. 도연이가 군것질거리를 입에 문 채 뛰쳐나왔다. 경완서는 당황스러웠다. 도연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호준이는 설명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엄마, 도연아. 지금부터 잘 들어라! 이제부터 우리는 서쪽으로 가야 한다.” 경완서의 눈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게 무슨 소리야? 서쪽이라니?” “집이고 뭐고 다 버리고 서쪽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아니, 무슨 일인지 설명을 해줘야 할 것 아니야?” “일단 서쪽으로 가서 모두 말할게! 앞으로 큰일이 날 거다.” 호준은 경완서와 도연이를 데리고 서쪽으로 향했다. 그들이 서쪽으로 꽤 멀리 갔을 무렵, 요봉사 근처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났다. ※ 본 소설은 이번에 발행한 저의 첫 장편 소설 ‘창귀’의 프리퀄 ‘땅거미’입니다. 읽어 보신 후 뒷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선생님, 사장님들 함 도와주십시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4903199 (알라딘)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101616 (교보문고)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0900823 (예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