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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어느 비겁한 자의 기록
어느 비겁한 자의 416 기록 2015년 4월 16일 목요일 밤 9시경,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1주기 추모제가 끝나고 광화문까지 유가족을 선두로 한 헌화행진이 시작되었다. 나는 하얀 국화꽃 한 송이 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전에 비가 내려서 바닥이 축축하고, 공기도 4월치곤 차가운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2시간가량 앉아 있었기 때문에 많이 지쳐있었다. 화장실도 가고 싶었다.얼른 분향소에 가서 헌화하고 집에 돌아갈 생각이었다. 따듯한 물로 몸을 씻고 싶었고, 따끈한 국물로 속을 달래고 싶었다. 그런데 광화문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맞이한 건 분향소가 아니라 폴리스 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서 있는 거대한 벽이었다. 아예 청계천부터 가로막고 있었다. 머릿속에 처음으로 물음표가 그려졌다. 도대체 왜? 청와대로 향할 시위대가 무서웠다면 청와대 앞쪽에서 지키면 될 일이다. 왜 분향소를 가지 못하게 하는 걸까? 화가 나기보단 어이가 없었다. 시민들이 소리쳤다. ‘비켜라!’, ‘평화시위 보장하라!’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시위를 방해하는 경찰의 차벽설치는 11년에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이 나왔단다. 경찰은, 아니 경찰 뒤에 숨은 누군가는 헌법 위에 있었다. 한 시민이 이 점을 지적하면서 왜 경찰이 법을 안 지키느냐고 따졌다. 경찰들은 차벽 위에서, 또 경찰 병력으로 만든 ‘인의 장벽’ 뒤에서 시민들의 얼굴을 카메라로 촬영할 뿐이었다. 침묵의 협박이었다. 시위대는 결국 선두를 돌려 청계천을 따라 움직였다. 청계천 곳곳에도 여전히 차벽과 경찰이 길을 막고 있었다. 한참을 걸어서 돌아 가야했다. 그렇게 다시 간신히 종각에 다다랐을 때 경찰 버스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시위대는 또 다시 멈춰 섰다. 유가족이 버스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그 위에서 시민을 향해 발언했다. 그때마다 경찰은 더 큰소리로 방송하며 유가족의 발언을 방해했다. 그 방송을 기억나는 대로 적자면 이렇다. “세월호 국민 대책 위원회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불법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 1항에 의거하여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도로를 불법 점거하여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즉각 해산하십시오.” 그 자리에 유가족이 있었음에도 경찰은 유가족에 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경찰의 방송이 나올 때마다 소리 지르며 야유를 보냈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경찰의 방송 소리를 모두 묻어버릴 정도였다. 버스에 올라선 사람을 끌어내리려고 하는 시도가 있었다. 멀리서 봐서 그게 유가족인지 아닌지는 잘 몰랐다. 다만 사고가 날 뻔한 다급한 상황이라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 이후로 경찰이 올라오려고 하면 제지를 했다. 다음 날 확인한 어느 뉴스는 유가족이 경찰을 밀었다고 보도했다. 경찰 측의 해산명령은 1차, 2차, 3차, 4차 계속 이어졌다. 사람들은 자리를 지켰다. 저항은 노래로 이어졌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시위는 계속되었다. 경찰들은 최루액을 뿌리며 도발했다. 그런데도 시위는 거칠어지지 않았다. 기껏해야 소리 지르고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정도였다. 최루액을 맞은 사람들이 뒤로 물러나며 눈물을 흘렸다. 난 군대에서 겪은 화생방 훈련이 떠올라 무서워 앞으로 나가질 못했다.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앳된 얼굴의 여학생을 보았다. 그녀는 최루액에 맞아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나이 지긋한 목사님도 보았다. 그분은 괜찮으냐고 묻는 한 청년에게 ‘안경 덕에 눈에 직접 안 맞아서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웃으셨다. 나는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끝끝내 경찰은 길을 비키지 않았다. 결국 시위대가 다시 우회했다. 다른 유가족이 경복궁 쪽에 있다고 하여 우리도 그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밖에 오래 있기도 했고, 낮부터 계속 걸어서 내 컨디션은 그때 이미 최악이었다. 그러나 인사동 쪽에서 또 다시 길이 막혔다. 거기서 대치하다가 결국 각자 경복궁으로 가서 유가족을 도와주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시위대가 흩어졌다. 나는 길을 잘 몰라 외대 학생으로 보이는 무리를 좇았다. 경찰은 여기저기서 길을 막았다. 안국역에서 막차라도 타고 갈까 고민했는데 길이 막혀있었다. 그 시점에 집에 가는 걸 완전히 포기했다. 그렇게 한참을 헤맸다. 그러다 조계사 근방에 도착했는데 그 때 길이 사방으로 완전히 막혔다. 갇힌 거다. 시위대는 쪼개지고 나니 힘이 약했다. 나와 함께 있던 시민들은 40명 정도였는데, 그때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경찰은 어림잡아 백 명이 훨씬 넘었다. 우리와 함께 길이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시민 중에는 회사에서 야근하다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회사원들은 불같이 화를 내며 집에 가겠다는데 왜 막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벽을 만들고 있는 제복 안의 청년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자 회사원들은 간부쯤 되어 보이는 사람에게 따졌다. 간부는 짜증을 냈다. 그는 정확히 이렇게 말했다. “아, 그걸 왜 우리한테 따져요? 우린 시키니까 막아야 한다고요!” 한나 아렌트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어찌할까 고민하며 대학생 무리 속에 껴있을 때, 한 여자아이를 만났다. 어려 보여서 대학교 신입생이겠거니 했는데 중학생이란다. 별 이야기를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함께 돌아다니던 도중 그녀가 내게 말했다. “마스크 안 쓰셔도 괜찮겠어요?” 이미 얼굴 팔릴 만큼 팔렸고 조무래기라 팔려도 상관없다고 대답했지만, 한편으로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녀는 나보다10살이나 더 어렸다. 오래 헤매다 마침내 광화문에 도착했다. 그때 이미 새벽 1시 40분 정도였다. 나는 완전히 지쳐 있었다. 광화문에는 뒤늦게 헌화를 하려는 행렬이 생겨있었다. 나는 아무 데나 주저앉아 주위를 살폈다. 후배를 모아놓고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고려대 학생이 보였고,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서서 오늘 있었던 일을 주고받는 인하대 학생도 보였다. 늦은 시간임에도 그들은 힘이 넘쳐보였다. 그들을 지켜보면서 나는 외로움을 느꼈다. 세월호 유가족이 경복궁 앞에서 연행되고 있다는 안내 방송이 들렸다. 시민들의 수는 확연히 줄어있었지만, 그들은 다시 전진했다. 반면에 나는 지쳐있었다. 그래서 도망쳤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종각으로 향했다. 패잔병의 꼴로 ‘인의 장벽’ 앞에 서자 누군가 ‘걔 비켜줘!’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문이 열렸다. 헛웃음이 났다. 고생하라고 한마디 하고는 그들을 지나쳤다. 24시간 운영하는 종각역 롯데리아에 들렸다. 거기서 첫차 시간까지 쉴 생각이었다. 그곳엔 나이 좀 있어 보이는 경찰들과 나처럼 시위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들과 회사 일이나 알바를 하다가 졸지에 집에 못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기묘한 조합이었다. 롯데리아 안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 글을 쓰려고 노트를 꺼냈다가 너무 졸리기도 하였고, 힐끔힐끔 쳐다보는 경찰 때문에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어서 밖으로 나섰다. 종로의 한 구석진 모텔에 방을 잡았다. 뜨거운 물로 몸을 씻었다. 그리고 난 다음 걸신들린 듯이 비치되어있던 비스킷과 음료를 먹어치웠다. 그래도 허기진 배가 차지는 않았다. 편의점에서 먹을 걸 사올 걸 하고 후회하며 침대에 누웠다. 이상하게 잠이 오질 않았다. 그래서 침대에 엎드린 채로 노트 위에 내가 보고 들은 것들을 정리했다. 노트 몇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나서야 안심이 되어 잠을 청했다. 그때가 새벽 3시였다. 아침 8시에 일어나 TV를 켰다. 뉴스에서 어젯밤 시위에 참가한 인원이 언론사 추산 5만 명이고, 경찰추산 1만 명이란다. 내가 봤을 땐 그것보다 더 많아 보였다. 수많은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외치는 그 자리에서 나는 전율을 느꼈다. 그래서 무언가 바뀔 수도 있겠다고 기대를 했었다. 내가 친구들과 만나서 보고 느낀 것들을 떠들어대던 4월 17일 금요일, 유가족을 ‘인의 장벽’으로 고립시킨 경찰은 화장실 가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유가족은 임시 변소를 만들어야 했다. 이 인권 유린 사태를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글에 댓글이 달렸다. 그럼 집에 가란다. 할 말을 잃었다. 이날 서울 광장에서 4,475명의 촛불이 기네스북 기록 세웠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인 4월 18일 토요일, 아르바이트를 위해 정발산역으로 향했다. 일을 같이하는 형은 세월호 관련 집회가 없어서 공원이 조용하다고 좋아했다. 그는 유기견을 분양해달라는 한 봉사단체의 구호도 지겹다고 했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뉴스를 확인했다. 100여 명이 연행되었단다. 16일에 연행된 게 10명 정도였는데 10배가 늘었다. 이번엔 인근 cctv를 끄고 최루액에 물대포까지 쐈단다. 어머니에게 문자가 왔다.어디에 있느냐고. 집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 4월 19일, 오늘을 맞이했다. 인터넷으로 어제 있었던 일을 찾아보다가 그 심각함에 한 번 놀라고, 댓글에 또 한 번 놀랐다. 대한민국은 419혁명의 민주이념을 계승한 나라라고 헌법에 버젓이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 419혁명을 토대로 세워진 나라에서 ‘영문도 모르고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억울함’보다 ‘경찰 버스’가 더 중요하며(애초에 차벽이나 만들라고 세금 내서 사준 게 아니다), ‘시위의 자유’보다 ‘교통 불편’이 더 중요한 문제라면(사실 교통 문제는 경찰이 차벽을 만들어서 더 심각하게 유발되었다. 경찰이 막지 않고 광주에서 한 것처럼 시위대의 가이드라인을 잡아주는 식이었다면 교통에 지장을 주지 않고 시위를 했을 거다.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서 장담할 수 있다) 이는 국가적 자기모순이다. 그런 나라를 어찌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를 수 있을까. 시위를 부정하는 이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결국 하나다. 가만히 있으라. 1년 전 우리 사회를 절망과 좌절, 애통함으로 몰아넣었던 말이다. 이 말이 1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대한민국을 다시금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건 아니다. 이래선 안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창밖에 비가 내린다. 참담한 심정으로 글을 쓴다. 분한 마음에도 할 수 있는 게 고작 이것밖에 없다. 이 글을 완성하고 나서 내가 또 무얼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겠다.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까. 2015.4.19. 애끓는 마음으로 쓴 글입니다한 분이라도 더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올립니다감사합니다... 출처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097&iskin=lol&l=381770
키토모작성일
2015-04-20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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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하트) 지하철 타면서 데이트 하세요 (하트)
지하철역 근처 데이트장소 추천1호선신도림역디큐브시티영등포역타임스퀘어에베레스트 (인도.네팔식 음식점)신길역매운짬뽕노량진역길거리음식 (컵밥+너무 많아서 다 쓸순 없음)서울역서울역 박물관, 남산 김구 공원시청역만족오향족발덕수궁 돌담길 + 정동길,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종각역젊음의 거리 (거리상으로 서울의 센터)떼아떼베네 (종로 제1의 파스타집)종로5가역광장시장 (마약김밥, 빈대떡, 창신육회)동대문역의류시장못난이 핫도그 (유난히 동대문에 많음. 그 이유는 모르겠음)신설동역서울풍물시장 (전통있는 물건의 박물관?)제기동역용두동 쭈꾸미골목 (카레와 쭈꾸미의 특이한 조합, 맛있게 매움)청량리역홍릉수목원 (서울 유일의 정통 수목원)회기역경희대 (개인적으로 외관이 가장 멋진 학교라고 생각)회기 파전골목 (저렴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2호선도림천역도림천 (도림천역~신림까지 이어짐. 일부 구간은 공사중)신림역신림 순대타운 (백순대가 특히 유명하다. 느끼할 수도 있음)봉천역봉천 녹두거리 (물가가 매우 싸서 서울대생들에게 인기)방배역서리풀공원서리골공원몽마르뜨공원 (서울에서 녹음진 곳으로 가장 유명함, 누에다리 야경으로도 유명하다)강남역미즈컨테이너, 서가앤쿡 등너무 많아서 나열 불가. 서가앤쿡 뿐만 아니라 최근에 프랜차이즈들이 넘쳐남.획일성이 아쉽지만 분모가 많은 만큼 갈 곳은 많다.선릉역아마네 (돈코츠라멘, 차슈덮밥, 야끼소바의 명소. 중앙대생이라면 알 듯)삼성역코엑스 (맛집은 없다. 푸드 코트 일색이라 당황함)잠실역석촌호수 (동호와 서호 2개의 호수로 이루어진 큰 호수.매년 벚꽃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호수)롯데월드방이동 먹자골목 (무한 리필 갈비, 곱창쪽이 유명함)잠실나루역잠실나루 (잠실나루역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1km정도 나무산책길 으뜸)건대입구역건대 양꼬치골목 (여기가 원조라고 하네)건대 먹자골목 (먹자 골목이라고 기대는 금물. 치킨집과 술집이 70프로 이상)왕십리역Enter6 (정체성이 좀 애매한 쇼핑몰... 차라리 디큐브시티나 타임스퀘어가 좋다)상왕십리역상왕십리 곱창골목 (진정한 곱창과 부추와 조합 추구)신당역신당동 떡볶이타운 (제일 첫번째 마복림 할머니 집보다는 옆의 막내 아들집의 평이 더 낫기도 함. 나도 마찬가지 생각)이대역이화여대 (외관이 가장 좋은 학교라고 생각)홍대입구역진정 먹을 것이 많다뿔레치킨이런 된장함박식당비너스키친홍대 돈부리젠장버거빵집도 많다 ('몹시'와 '미카야'라는 곳의 치즈케익은 마니아들에게 정말 유명)합정역서교동 카페골목 (un프랜차이즈. 특색있는 예쁜 카페들이 많음)봉주르하와이 (프랑스와 하와이 가정식. 거의 분위기 값인듯)메세나폴리스 (합정의 신 쇼핑몰)3호선남부터미널역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백년옥 (두부요리집. 예술의 전당 근처에 마땅히 식당이 없는데 여기는 괜찮다)고속터미널역서래마을카페골목. 브런치로 가장 유명한 곳.'스토브'와 '더페이지'라는 두 곳이 상대적으로 브런치 가격이 괜찮다.신사역신사동 가로수길(프랜차이즈와 신사동 만의 상호가 적절히 분배되어 있어서 좋아함. '젠블루바드'라는 마카롱집 등 후식으로도 유명)라스팅 (무한리필스테이크)불칸 (함박스테이크)킹콩스테이크 (스테이크집)동대입구역장충동 족발골목 (공덕동에 비해 조용하고, 서비스도 미진하다)안국역인사동 쌈지길 (한국적 분위기 조성)달새는 달만 생각한다 (한국식 카페. 비오는 날 10프로 할인)별다방 미스리 (조금 더 현대적. 추억의 도시락으로 유명)삼청동 카페 골목 (카페 골목이지만 신발 가게가 정말 많다. 소수의 양식집말고는 음식점이 잘 없다)파머스반 (햄버거)북촌 한옥 마을(한번 가볼 만한 정도)경복궁역경복궁통인시장 도시락카페 (가게의 약속된 화폐로 계산이 이루어짐, 이색적인데 맛이 뛰어나진 않음)토속촌 (삼계탕집)송스키친 (한국적 양식)4호선동작역국립 현충원 (매년 수양벚꽃 축제가 열림)이촌역국립 중앙 박물관삼각지역명화원 (찹쌀 탕수육), 전쟁 기념관회현역남대문 시장 (찰밥 하나만 시켜도 밑반찬, 칼국수, 쫄면이 나옴. 입구에 호떡집)북창동 먹자 골목 (별거없음)명동역불낙지불냉면명동교자 (칼국수+만두)명동돈까스충무로역남산가는 전기 버스 타는 곳남산골 한옥마을, 남산타워, 남산 케이블카서울 애니메이션 박물관 (남산 갈 때 한 번 들려보시길. 무료)혜화역대학로 (연극의 메카)돌쇠 아저씨네 (혜화 제1맛집 명소)창경궁 (창경궁 돌담길)이화 벽화 마을 (아담하니 낯익은 벽화들)낙산 공원 (서울 성곽)미아삼거리역북서울 꿈의 숲노원역노원 문화의거리 (별거없음)5호선목동역목동 로데오거리 (차라리 압구정을 갑시다)여의도역여의도 공원윤중로 (벚꽃 축제의 메카, 차량 all 통제 쩔었음!!!!)여의도 IFC몰63빌딩 (입장료는 1인당 12,000원인데 아주 허무함)여의나루역여의나루공원마포역마포 갈비골목 (서서갈비도 유명하고 다 기본적으로 맛있음. 요즘은 마포에서 공덕쪽으로 음식점들이 이동하는 듯)공덕역공덕동 족발 골목 (족발의 왕국. 파족발을 꼭 드셔보시길 바람)전골목 (전+튀김 아마 서울에서 가장 많은 종류인 듯)서대문역경희궁서대문서울역사박물관독립문한옥집 (김치찜으로 유명함.)광화문역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교보문고 (서점 중 가장 크다고 함)광나루역광나루 한강 자전거 공원올림픽공원역올림픽공원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부지라고 함. 피크닉 가기 좋을 듯)6호선연신내역연신내 로데오거리 (별거없음)불광역불광천 (도림천 다음으로 괜찮은 하천)응암역응암동 감자탕골목 (이름값인 듯)월드컵경기장역하늘공원 (서울에서 3번째로 큰 부지. 꽤 괜찮다)난지캠핑장 (그린플러그드 공연장)이태원역이태원 세계 음식 거리(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태국, 중국, 이탈리아, 독일 등갖가지 나라의 음식들을 레스토랑으로 개량해 비교적 높은 값에 판매하고 있다. 케밥도 유명함)이태원 앤틱 가구 거리이슬람 사원타르틴 (가장 유명한 타르트 가게. 맛도 분위기도 괜찮음. 가격대는 꽤 있는편)한강진역한강진 꼼지 가로수길블루스퀘어부자 피자 (피자 마니아들에게 인기. 대기 시간 기본 30분)안암역고려대 (예쁜 학교로 경희대, 이대와 함께 빅3에 드는 듯)7호선보라매역보라매 공원 (한 바퀴 돌며 산책하기 제격)신대방삼거리역디진다 돈까스 (도전받는 돈까스ㅋㅋ 양념 돈까스 양도 좋고 맛있음)상도역상도소곱창 (아는 사람은 안다는..)청담역청담동 명품 거리갖가지 명품들이 모여 있어서 구경하는 새로운 재미가 있다야경이 무척 멋있으니 7.8시에 가면 딱 좋을 듯. 숨겨진 명소로 자주 추천하는 곳뚝섬유원지역피크닉 장소로 나름 좋은 듯자벌레 모양의 건물과 오리배로도 유명하다.여름에는 아이들 대상으로 야외 수영장 개방하는듯 함어린이대공원역어린이대공원 (어린이만 가는 곳이라는 건 편견. 동물원, 식물원 등 테마별로 잘 갖춰져 있다.)8호선문정역문정동 로데오 거리 (별거없음)장지역가든파이브 (외관만 멋있고 안은... 슬프다ㅋㅋㅋ)가락시장역가락시장 (5일장으로 유명한 곳. 눈요기로 한 번 가보면 좋다)9호선선유도역선유도 공원 (최근에 갔는데 조명공사 해 놔서 더 예뻐짐. 강추)국회의사당역국회의사당샛강역샛강 생태 공원 (식물들 사이사이로 산책하기 딱 좋다.)구반포역애플 하우스동네 상가의 떡볶이 집인데 길게 줄서서 먹는다는 곳.한 번 가봤는데 분위기도 맛도 괜찮은 듯. 분식집 떡볶이에 질렸다면 추천!분당선서울숲역서울숲 (서울에서 가장 큰 부지, 말할 필요가 없다. 사슴 먹이 주는 것으로도 유명)퍼니주키친 (규동이 괜찮음)압구정로데오역압구정 로데오거리 (로데오 거리 중 甲. 음식점은 생각보다 마땅한 곳은 없지만. 로데오로 충분히 커버)신분당선양재시민의숲역양재 시민의숲 (서울숲, 북서울 꿈의 숲 보다 조용해서 새로운 느낌)
^^
장귀비작성일
2014-06-02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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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상담] ATM기기마저 거부한 여자
매달 월급을 받지만 통장을 스쳐 지나갈 뿐, 손 안에 남는 돈은 없다.
핑크 하이힐이 가져간 내 월급
‘인출 불가, 잔액 부족.’
헉! 현금지급기는 아까부터 계속 나를 거부한다. 어떻게 된 놈의 기계가 내놓으라는 현금은 안 내놓고, 명세서만 토해내는 거냐. 10만 원도 5만 원도 인출불가란다. 이런. 일단 내일 김 대리 결혼 축의금은 미뤄두고, 오늘밤 홍대 클럽에서 쓸 비상금 3만 원이라도 찾아야겠다. 다시 금액을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누른다.
‘인출 불가, 잔액 부족.’
헉! 통장에 3만 원도 없어? 그럴 리가 없는데. 뭔가 잘못된 게 틀림없어. 누가 몰래 내 돈을 다 빼간 거 아니야? 보이스피싱, 해킹, 뭐 이런 거? 떨리는 손으로 잔액조회를 누른다.
“1,670원? 11만 1,670원도 아니고, 1만 1,670원도 아니고, 1,670원?”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누가 듣기라도 할까 봐 얼른 입을 막았다. 황급히 입출금내역조회를 누른다. 내 통장에서 돈을 빼간 자들의 목록이 주르륵 떴다. 어디 보자. 감히 허락도 없이 내 돈을 꿀꺽하다니, 잡히면 니들은 죽었어!
“야, 윤다인! 뭐하냐? 점심시간 끝난 지가 언젠데?”입사동기 소연이다. 점심시간이 끝났다는 말에도 마비된 정신은 돌아올 줄 모른다.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어디 좀 봐봐, 얼굴이 완전 하얗게 질렸어 너!”그래, 그렇겠지. 은행에서 회사까지 어떻게 걸어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겨우 휴게실로 와서 냉수 한 잔 들이켜고 주저앉아 있던 참이었다.
“괜찮아? 차가운 물 좀 줄까?”이미 마셨거든? 나 좀 그냥 내버려둘래? 아, 참, 일해야지! 일을 해야 월급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나는 통장 잔액이 1,670원인 여자. 나이 스물여섯에, 이게 무슨 꼴인지. 내 통장에서 천금 같은 월급을 강탈해간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였다. 지지난 달에 ‘샤랄라 핑크 하이힐’ 산다고 백화점에서 호기롭게 긁은 신용카드가 내 목을 조를 줄이야.
일주일 동안 어떻게 살아 남을까
월급날까지 1,670원으로 버텨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소연아, 오늘이 며칠이지?”“엥? 너 진짜 왜 그래? 한참 멍하게 있다가 한다는 말이 며칠이냐니?”
“딴소리 말고! 며칠이냐고?”“오늘 17일이지. 그건 왜?”
“17일이면, 월급날까지 며칠 남은 거냐?”“참나! 회사 다닌 지 1년이 넘은 애가……. 월급날이 25일이니까 대충 일주일 남았네!”
일주일! 출퇴근은 교통카드로 찍고 다닌다 치고, 밥은 사원증으로 구내식당서 먹고, 숨만 쉬고 살면 버틸 수 있으려나. 불타는 금요일을 홍대에서 보내려는 계획도 물 건너갔구먼. 아, 참! 내일 김 대리 결혼식인데! 어쩌지? 축의금을 후불로 할 수도 없고…….
“소연아, 나에 대한 너의 애정은 얼마짜리냐?” “뭐, 뭐야? 그 수상한 말투는?”
“토 달지 말고 얘기해주면 안되냐? 나 지금 상태가 엉망이거든?”“너야말로 말 돌리지 말고 대놓고 말해. 나 빨리 자리로 가봐야 하거든?”
“매정한 것! 도, 돈 좀 빌려줘!”빌려달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소연의 몸이 먼저 반응한다. 쌩하게 일어나는 그녀. 엉겁결에 팔목을 붙잡고 매달렸다. 그래, 너는 BJ그룹 42기 사원 최고의 짠순이 이소연이지. 그런 너에게 돈을 빌리려 하다니, 나도 참 급하긴 급한가 보다.
“야, 소연아! 내일 김 대리 결혼식이잖아. 축의금 안내면 나 어떻게 될지 알지? 5만 원만 빌리자. 딱 5만 원만! 응?”
소연이 멈칫 한다. 우리 기수의 사수인 김 대리에게 찍히면 사무실이 군대 내무반 되는 건 순간이다. 그래, ‘동기 사랑 나라 사랑’이라는데, 불쌍하지도 않냐? 최대한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인다. 영화 [슈렉]에 나온 고양이 표정 저리가라일 거야. 이쯤 되면 제아무리 소문난 짠순이의 마음도 녹아내리겠지.
“넌 어떻게 된 애가, 돈 5만 원이 없어서…….”그래 그래, 나도 내가 한심하다. 돈만 빌려준다면 이 정도 모욕쯤이야 못 참겠냐! 그러나 정작 나를 녹다운 시킨 건, 뒤이은 소연이의 말이었다.
“알았어, 빌려줄게! 너 오늘 계 탄 줄 알아라! 나 적금 만기되어서 1,500만 원 찾은 기념으로 빌려주는 거야. 다음엔 국물도 없다!”
같은 월급 받고 재산은 만 배 차이
같이 입사해 같은 월급을 받고 일했는데 손 안에 쥔 돈은 천지 차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1,670원 vs 1,500만 원.
오후 근무를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소연이에게 5만 원을 받아들고 자리에 온 이후로 계속 두 개의 숫자가 동동 떠다녔다. 같은 입사 1년 2개월 차. ‘회사님’이 똑같은 월급을 주셨는데 차이가 나도 이렇게 많이 나다니!
내 통장 잔액보다 소연이의 저축액이 더 충격이다. 20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으로 어떻게 1년 만에 1,500만 원을 저축할 수가 있지? 밥만 먹고 숨만 쉬고 모은 거야? 짠순이라고 뒤에서 흉보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윤다인, 퇴근 안 해? 너 오늘 진짜 이상해! 네가 좋아하는 ‘불금’이잖아! 홍대든 이태원이든 가서 금요일 밤을 불태워야지!”
소연이의 재촉에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불금’은 무슨, 돈도 없는데 집에나 가야지. 이건 뭐 아침에 그렇게 공들여 화장한 보람이 없구먼. 그때만 해도, 퇴근길이 이렇게 ‘좌절모드’일 줄 알았나?
“근데 1,670원은 뭐냐?”1,670원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든다. 내 표정이 심상치 않았는지, 소연이가 조심스레 눈치를 살핀다. 아, 자존심 상해! 정말 대답하기 싫다.
“아, 아까 내가 낙서한 거 봤구나? 1,670원이 아니고 1,670만 원이야. 너 1,500만 원 저축했다기에 나도 목표 좀 세워본 거야.”
“와, 대박! 천하의 윤다인이 저축을 한다고? 너처럼 돈 쓰기 좋아하는 애가? 그러고 보니 불타는 금요일에 지하철 타고 집에 곧장 가겠다는 것도 수상하긴 하다!”
“그럼, 나도 이제 저축 좀 하려고. 그 뭐냐, 재테크도 좀 하고!”“재테크까지? 너 내가 아는 그 다인이 맞냐?”
이소연, 이놈의 지지배! 아까부터 아픈 곳만 골라서 찌르네. 난 1년 2개월 동안 대체 뭘 한 걸까. 급격한 후회가 밀려든다. 이러다 길 한복판에서 울겠네! 다른 얘기나 해야겠다.
아무나 갈 수 없는 그들만의 모임
브런치를 먹으며 받는 비밀 수업, 게다가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라니. 어떤 모습일까?
“너야말로 수상하거든? 금요일마다 ‘칼퇴’해선 쪼르르 집으로 달려가고. 토요일 오전은 뭘 하기에 전화도 안 되고. 나 몰래 연애라도 하는 거야? 혹시 사내연애? 크크.”
“사내연애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내가 미쳤냐? 금요일은 학원 다니고, 토요일 오전도 중요한 ‘수업’이 있어서 그래.”
“학원? 수업? 부지런하기도 하셔라. 뭐 배우는데? 영어? 취미 강좌?”“어, 그런 게 있어! 일종의 비밀 수업이랄까.”
“뭐야, 나도 좀 가르쳐줘. 좋은 거 있으면 같이 배우자, 응?”소연이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뭐지? 이 반응은? 그냥 장난으로 말해본 건데, 진짜 비밀 수업이었던 거야?
“허 셰프에게 허락받지 않고 데려가도 되려나…….”이젠 혼잣말까지 한다. 뭐? 허, 허 셰프? 요리 배우는 거였어? 나, 요리는 관심 없는데.
“그래, 일단 같이 가보지 뭐. 내일 오전에 시간 돼? 11시 수업이긴 한데, 보통 10시 30분에 가서 워밍업하고 정신교육도 받고 하거든. 10시 20분에 안국역에서 만나자.”
“어, 나, 나는 보통 토요일은 늘어지게 자고 브런치 먹는데…….”“우리도 브런치 먹어. 메뉴는 그날그날 다르지만 엄청 맛있어! 아무나 갈 수 있는 데가 아닌데, 큰맘 먹고 데려가는 거거든? 오든 말든 맘대로 하쇼. 아, 나 내려야겠다!”
“야, 이소연! 거기가 어딘데? 뭐, 뭐 하는 데인지는 알고 가야 할 거 아냐?”“와 보면 알아! 우리끼리는 ‘경성이브’라고 불러.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 나 간다.”
소연이 인파를 헤치고 내린다. 경, 경성이브? 뭐냐, 그 고색창연한 이름은? 아 이거, 궁금해서 잠도 안 오잖아! 그게 대체 뭐냐고 문자를 보낸다. 협박 반, 읍소 반이 통했는지 소연에게서 한 줄의 답장이 도착했다.
“경제적 성공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의 브런치 모임!”대박! 내일 꼭 가야겠다. 고맙다, 이소연!
[허 셰프의 재테크 레시피]
경제적 성공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의 브런치 모임, ‘경성이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양한 재료와 요리 비법으로 맛깔 나는 밥상을 차려내듯, 경성이브는 수많은 금융 상품과 투자 정보들을 모아 나만의 재테크 레시피를 만들어 보는 모임입니다. 먼저 밥상을 차려본 사람으로서 재테크 초보에게 도움이 될 레시피들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숟가락 들고 오셔서 맛있게 드실 준비되셨죠? 그럼 저는 첫 번째 수업에서 드실 요리를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어렵거나 힘들 거라는 걱정은 접고 마음 편하게 오세요! 재테크는 시작이 반이거든요, 그럼 내일 브런치 모임에서 만나요!
[이 글은 쉽고 재미있는 재테크를 알려주는 가상의 카페 '경성이브'를 배경으로, 이를 통해 성장하는 20대 직장인 다인이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형식의 재테크 이야기이다.]
온리원럽작성일
2013-06-06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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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상담] 무쇠솥을 들고 나타난 남자
입사 1년을 갓 넘긴 스물여섯 살 직장인 다인. 통장잔고 1,670원이라는 충격적인 숫자를 확인한 다음날, 직장 동기의 소개로 ‘경제적 성공을 이루고 싶은 사람들의 브런치 모임’이라는 의미의 ‘경성이브’에 참석하게 된다.
통장 잔고가 바닥난 상태에서 무엇으로 재테크를 시작할 수 있을까.
연금, 보험, 펀드… 너무 어려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안경을 쓴 30대 남자가 맞은편에 앉은 여자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었다. 어제 소연이가 정신교육 어쩌고 하더니, 이거 뭔가 살벌한데?
“기초노령연금과는 별개로, 보험사에 몇 억씩 즉시연금을 넣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정부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70%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기로 한 건, 우리 사회가 고령 사회로 진입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죠. 생각해 보세요.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길게는 10년간의 공백이 생기는 데다 고령인구는 점점 늘어날 텐데요, 장기적으로 보험주의 전망이 밝다고 볼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요즘 부쩍 느끼는 건데, 돈 많은 자산가들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저는 그 점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은행 다니는 제 친구 녀석은 농담처럼 그러더군요. 20만 원짜리 연금보험에 드는 것보다 보험 관련 주식을 사두는 게 수익이 더 좋을 지도 모른다고요.”
“오, 그거 말 되는데요? 이 참에 매달 한 주씩 모아볼까요?”
안경남의 말에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사람들이 깔깔 웃었다. 뭐야, 저게 웃겨?
꿀꺽, 몰래 침을 삼킨다. 사람들은 다시 진지하게 보험이니 연금이니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 목말라. 여기는 손님이 왔는데 물도 안 주나? 옆자리에 앉은 소연이는 진지한 얼굴로 대화를 경청하고 있다. 표정만 보면 저 대화를 다 알아듣는 눈치다.
훈남 셰프, 등장하다
알 수 없는 재테크 이야기들이 지루해질 즈음, 앞치마를 두른 한 남자가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경제적 성공을 이루기 위한 브런치 모임, 경성이브! 그 이름에 혹해서 10시쯤 지하철 안국역에 도착했다. 소연이를 따라 풍문여고 길을 한참 걸어 도착한 곳은 작은 한옥을 개조한 카페 겸 레스토랑. 테이블 예닐곱 개의 소박한 실내, 한옥 같지 않은 모던한 인테리어와 가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널찍한 주방이 인상적이다.
이미 네 명의 사람들이 가운데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테이블 끝 빈자리에 앉았다. 사람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대화를 이어나갔다. 카드가 어쩌고 보험이 어쩌고 펀드가 어쩌고……. 익히 예상은 했지만, 하품만 나온다, 진짜.
“하하, 이번 주 이슈는 단연 기초노령연금이군요.”
반쯤 딴 세상으로 놀러 나갔던 정신이 확 돌아온다. 이야기 내내 주방에서 분주하게 무언가를 하던 남자가 물기 묻은 손을 앞치마에 닦으며 걸어 나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 메뉴를 급하게 변경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네요.”
오오, 드디어 허 셰프의 등장인가? 가까이서 보니 키도 크다. 180이 될까 말까? 아주 잘 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하얀 요리사 복장이 꽤 어울리는 ‘훈남’이다. 살짝 눈웃음 지을 때는 요즘 잘나가는 ‘훈남’ 가수를 닮은 것도 같다. 황급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
“좋은 논의였어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초연금에, 양육수당에, 4대 중증질환 보장까지 복지혜택은 많이 늘어나는데, 그 많은 돈은 다 어디서 날지……. 결국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는 계산인데, 그로 인한 파급효과가 어떨지 고민해보세요. 내가 수십 억 자산가라면 어떻게 할까, 많은 월급쟁이들은 세금을 아끼기 위해 무엇을 할까. 개별 보험주 분석에 들어가신다면, 계열사 지배구조도 눈여겨보시고요.”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키 큰 ‘훈남’이 똑똑하기까지! 셰프니까 요리도 잘할 테고, 이거 뭔가 관심 가는 전조인걸! 이런 내 마음을 읽은 것처럼, 허 셰프가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뜨거운 솥의 뚜껑이 열리면
“안녕하세요, 여기 주인장 허윤회입니다. 소연 씨 친구 분이시죠? 환영합니다. 처음 오셨는데 너무 우리 이야기만 했나 봐요. 다들 인사하시죠! 저, 성함이…….”
“아, 안녕하세요, 윤다인입니다. 소연이랑 같은 회사 입사동기고요. 스물여섯 살, 입사 2년차에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환영합니다! 원하는 경제적 성공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봐요!”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좀 쑥스러운걸!
“자, 다인 씨가 처음 오셨으니 오늘 브런치 메뉴는 다들 아시겠지요?”허 셰프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좌중을 둘러보았다.
“와! 좋아요, 좋아! 흐흐. 소연 씨가 모임에 처음 온 날 먹었으니까 꽤 오랜만이네요.”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여자가 박수까지 치면서 좋아한다. 엥? 무슨 메뉴이기에 저렇게 반기는 거지? 새 멤버가 오면 먹는 메뉴가 정해져 있나보다. 혹시 사발주? 에이, 대학 새내기 신고식도 아닌데 설마. 그리고 여기는 레스토랑이라고!
재테크 초보에게 추천하는 메뉴. 갓 지은 따끈한 밥처럼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재테크의 ‘밥’을 알아보자.
“현재 다인 씨 저축액이 얼마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첫 월급을 받은 재테크 초보라고 가정하고 오늘 메뉴를 정했습니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저는 늘 첫 재테크 브런치로 이 메뉴를 준비한답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죠. 자, 식사할 준비 하실까요?”
저축액이라는 말에 통장 잔고 1,670원이 머리 위를 둥둥 떠다닌다. 얼마냐고 물어봐주지 않아서 고마워요, 허 셰프. 사람들이 테이블을 정리하는가 싶더니, 허 셰프가 커다란 무쇠 솥을 들고 나타났다. 뭐, 뭐지? 저 메뉴는?
육중한 뚜껑을 열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밥 냄새가 퍼졌다. 와! 사람들이 탄성을 질렀다. 이런 레스토랑에서 리조토도 아니고 흰 쌀밥이라니. 이거 말고 다른 메뉴가 또 있는 걸까?
“하하,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시군요. 저는 금융상품들을 음식에 비유하곤 하는데요! 첫 월급을 받은 재테크 초보에게 추천하는 음식은 바로 ‘밥’이랍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쌀로, 저만의 불 조절 법으로, 무쇠 솥에 갓 지은 밥이지요. 자, 다들 앉으세요, 그릇에 담아드릴게요.”
적금은 밥이다
속이 깊은 리조토 접시에 각자의 밥이 담겼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테이블 가운데에 봄동 겉절이와 뚝배기에 담긴 해물된장찌개, 오이 피클과 낙지 젓갈까지 한상 가득 차려졌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아침도 못 먹고 와서 어려운 얘기 듣고 있었더니 배가 고프네. 일단 밥부터 한 입 먹고 보자, 반찬 없이도 입에서 살살 녹는구나!
“여기 참기름이랑 고추장도 있으니, 봄동 겉절이에 비벼 드실 분은 같이 드세요. 텃밭에서 따온 고추도 된장에 찍어 드시고요.”
“와, 이 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네요. 집에서 하면 왜 이런 맛이 안 나지?”
체크셔츠 여자가 봄동 겉절이를 옮겨 담으며 말했다.
“하하, 칭찬 고맙습니다. 다인 씨도 입맛에 맞으십니까?”
“네, 정말 맛있어요. 사실 아까부터 배가 좀 고팠거든요.”
사람들이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허 셰프가 말했다.
“맛있죠? 한국 사람은 역시 밥입니다. 요즘 쌀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밥은 우리 식생활의 기본 중 기본이지요. 오늘 소개해드릴 재테크 상품 역시 기본 중의 기본! 바로 적금입니다. 굳이 말을 만들어보자면 ‘적금은 밥이다’라고 할까요?”
정신없이 입으로 들어가던 숟가락이 저절로 멈췄다. 적금이 밥이라고?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적금을 권하다니, 제가 엉터리 같죠? 적금은 누구나 들 수 있고, 너무 쉬운 재테크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매일 먹는 밥처럼, 꼭 필요한 재테크 상품이랍니다. 이제 자산관리를 시작하는 초년생들에겐 더더욱 그렇죠. 마저 드세요. 후식까지 다 드시면, 오늘의 재테크 레시피를 알려드릴게요.”
적금에도 레시피가 있나? 그냥 은행가서 들면 되는 거 아닌가. 옆을 보니 그렇게 열심히 떠들던 사람들이 말 한마디 없이 우걱우걱 밥을 입에 퍼 넣고 있다. 아 몰라, 일단 먹고 보자! 적금은 밥이다, 이 말만 기억해두면 되겠지, 뭐!
[허 셰프의 재테크 레시피]맛있게 적금 넣는 3가지 법칙
1. 적금은 밥이다! 3년간 은행을 떠나지 마라
금리가 높은 적금을 찾아서 가입한다. 은행권 특판이나 신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적금을 활용하면 좋다. 만기는 기본적으로 1년으로 하되, 조금이라도 금리차이가 난다면 13개월짜리로 가입한다. 다른 스킬은 필요 없다. 매달 월급날, 따박따박 적금으로 직행한다.
2. 쌀밥보단 잡곡밥! 적금통장도 섞어라
한 달 저축가능 금액을 나누어서 2개 이상의 적금에 가입하라. 혹시 중도에 급전이 필요하게 되면 한 상품만 해지하고 나머지는 유지하면서 후에 여유가 다시 생겼을 때 새로 가입하면 된다. 자유적립식 적금은 나약한 의지력을 시험에 들게 하므로 초보 시절에는 가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3. 물 조절이 생명! 우대금리, 비과세 모두 챙겨라
만 2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1,000만 원까지는 세금우대. 소득세 9%와 농특세 0.5%만 내면 된다. 또 새마을금고나 단위농협과 수협, 신협에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최대 3,000만 원까지는 농특세 1.4%만 부과된다. 0.1%라도 금리 높은 곳을 찾되, 너무 목숨 걸지는 말자. 이자보다 교통비가 더 나오는 수가 있다.
[이 글은 쉽고 재미있는 재테크를 알려주는 가상의 카페 '경성이브'를 배경으로, 이를 통해 성장하는 20대 직장인 다인이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형식의 재테크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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