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깜빡 조는 2~3초 동안에도 자동차는 80m 이상을 질주합니다. 졸음운전 사망자가 가장 많다는 5월, 졸음운전을 퇴치하는 기막힌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졸음운전은 만취 상태로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24시간 동안 자지 않고 운전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인 0.17%와 비슷해지기 때문이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사고 분석 결과, 졸음운전 치사율은 다른 교통사고 치사율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망률이 음주운전의 12배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1분 동안 눈꺼풀이 눈을 80% 이상 덮는 시간이 많아지면 사고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요.
100km/h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2~3초 동안 깜빡 존다고 가정할 때 자동차는 운전자가 없는 상태로 84m를 달리게 됩니다. 66km/h로 달릴 경우 대략 60m를 무의식 상태로 달리게 되는 겁니다. 이때 자동차는 그야말로 달리는 폭탄이죠. 졸음운전은 사고 직전까지 속도를 줄이거나 피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기 때문에 무조건 대형사고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졸음운전 사고 현장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은 자국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과속이나 음주운전을 떠올리지만 사실 교통사고 사망 원인 1위는 졸음운전입니다. '09년 고속도로 사망자 수는 138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30.6%가 졸음운전으로 인해 사망했지요. 졸음운전은 늦은 야간, 이른 새벽, 오후 시간에 집중 발생합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09년 고속도로 전체 교통사고 중 졸음운전 30.6%, 전방 주시태만 25.0%, 과속 23.4%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방 주시 태만 역시 대부분 피로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을 감안하면 55.6%가 졸음운전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운전자 과실로 인한 사망 사고 중 졸음 또는 전방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망자는 61.0%, 월별 사고 건수는 4~5월에 가장 많고, 사망자는 특히 5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서울과 수도권의 4개 운수회사에서 근무하는 운전자 2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5명은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만성피로는 필연적으로 졸음운전을 부르게 되지요. 음주운전은 불법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졸음운전은 단속이 없어 불법이라는 인식이 없고 자신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지요. 억지로 이기려 하지 말고 짧게나마 수면을 취하고 출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성피로가 운전에 미치는 영향을 볼까요?
장시간 계속 긴장을 유지하며 운전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집중해서 운전하면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지요. 과로한 후에는 쉬어도 잘 회복되지 않으므로 3시간 이상 피로가 계속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비록 예정 시각보다 다소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차선 이탈 시 경보음을 울리는 지능형 졸음 방지 장치가 장착된 차량이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보조 안전 장치를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BMW 530i와 아우디 뉴 A8은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하려 하면 핸들이 강하게 진동하고, K7은 일정 시간 차선을 지속적으로 밟거나 좌측의 황색 차선을 넘을 경우 경고음을 울립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ttention Assist’는 운전자가 평소 핸들 조작 성향에서 벗어날 시 계기판에 커피잔 모양의 그림과 함께 ‘잠깐 쉬어 가세요’라는 문구가 뜬다. 르노삼성의 뉴 SM5는 안마 기능을 갖춘 운전자 시트로 졸음운전을 방지한다.
인피니티는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할 시 경고음을 내며, 그 이후에도 핸들 조작을 하지 않을 경우 각 바퀴의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게 한다. 차가 능동적으로 개입해 사고 위험을 줄이는 것. 이탈 경보 시스템은 주로 아우디나 렉서스 등의 외산 차나 고가의 국산 대형 차량(제너시스, K7, 에쿠스)에 장착되어 있다.
창문을 열거나, 음악을 크게 듣거나, 물을 마시는 것 외에 졸음을 방지할 방법은 없을까요? 설문으로 알아본 여러 가지 기발한 졸음운전 퇴치법을 공개합니다.
손가락 끝으로 운전자의 정수리를 가볍게 두드린다→왼손을 뻗어 운전자의 뒷목을 밑에서 위로 올려주고 어깨는 아플 정도로 세게 잡았다가 놓으며 마사지한다.→운전 팔꿈치를 중심으로 팔을 접었다 폈다 반복한다. →기어 변속이 필요 없는 경우 운전자의 손가락, 손바닥, 손등을 지압하고 운전자 오른손에 자신의 왼손을 깍지 낀 채 운전자 쪽으로 젖혀 스트레칭을 한다.
교통안전 업무 개발 초기부터 지금까지 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20여 년간 함께한 교통안전 전문가다. 교통 관련 세미나, 워크숍, 안전교육 등 여러 가지 행사에서 주제 발표와 강연을 하고, 교통안전 교육용 책자와 영상물 등 20여 종을 개발, 보급했으며 언론을 통한 교통안전 계도, 계몽에도 힘쓰고 있다. 교통안전 공로로 대통령 표창과 고객만족 분야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