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이상한 현상이 지구를 감싼다. 하늘은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땅은 지진이 난 듯 격렬히 요동친다. 직경 550km, 무게가 달의 4분의 1이나 되는 거대한 괴 비행물체가 태양을 가려 지구는 그 빛을 잃어간다. 숨막히는 공포가 세계의 주요도시를 엄습하기 시작한다. 7월 3일, 거대하고 기괴한 비행물체에서 내뿜는 가공할 위력의 불기둥은 뉴욕의 마천루와 워싱턴의 백악관, 이집트의 피라밋 등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고, 거리의 자동차들은 휴지조각처럼 공중을 날아다닌다. 사람들은 당황하여 숨을 곳을 찾지만 도망칠 곳은 아무데도 없다. 인간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이 지구에 도달했음이 밝혀진다. 그들의 목적은 완전한 지구의 파멸. 7월 4일, 엄청난 파괴 속에서 살아남은 지구의 생존자들은 그 힘을 모아 거대한 괴비행물체에 대항하려 한다. 그러나 외계인들의 지구파괴는 더욱 맹렬해지고 인류 전체의 생존과 외계인으로부터 지구의 독립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특수효과영화가 「인디펜던스 데이」보다 거대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SF 노다지는 모든 프레임에서 미국인의 애국심이 줄줄 흘러나온다. 제프 골드블럼은 위성에 관한 전문가로 외계에서 송신되는 카운트다운을 하는 듯한 신호를 포착한다. 그는 곧장 워싱턴 DC로 달려가 대통령 빌 풀만(클린턴을 상당히 닮은 대통령. 매리 맥도넬은 힐러리를 닮은 영부인 역이다)에게 다정한 ET가 아니라 지구를 파괴할 계획을 지닌 적대적인 외계인이 타고 있는 우주선이 지구 전역을 향해 돌진해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롤런드 에머리치 감독과 제작자 딘 데블린은 윌 스미스와 로버트 로지아, 저드 허시, 하비 피어스틴 등 유머러스한 배우들을 잔뜩 동원했고 그들의 액션연기에는 무언가 장난을 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짜 스타는 배우가 아니라 뛰어난 특수효과다. 컬트 텔레비전 시리즈 「V」를 연상시키는 외계인의 우주선부터 사실적으로 표현된 지구에 대한 공격까지. 우리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백악관 같은 거대한 이정표들이 폐허로 변하는 것을 두려움 속에서 지켜본다. 전체적으로 SF 영화가 얼마나 화려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