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한방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보고있는 한의사입니다.
밑에 올라온 글들 중에서 [요즘 한방병원 진료 클라스]라는 제목의 글을 읽고 이와 관련하여 간단히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밑의 글의 내용은 같은 동종업계 종사자인 저조차도 당황스럽게 만드네요.
아직 로컬 3년차라 모르는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들도 많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저 내용은 심히 불쾌스럽기 까지 하네요.
만약에 저 내용이 사실이라면, 저 글을 읽고 기분나쁘셨을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한의학을 공부하다보면, 옛 이론을 공부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물론 나름대로 현대적으로 해석하려 노력합니다)
저건 진짜 아니죠. 지나가는 개도 안믿을 내용을 가지고 환자분을 현혹하다니요...
모르겠습니다. 제 주변의 동기나 지인들, 그리고 학회에서 만나뵙는 많은 분들을 보면 '와 배울점이 많구나'라고 생각하지만
저런 한의원이 실제로 존재한다면(저는 본적이 없습니다만) 진심으로 찾아가서 따지고 싶네요.
단, 아래 내용과 관련하여 인터넷 기사를 첨부하오니 한 번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착찹한 마음이 있지만, 대부분의 한의사가 저렇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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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빙의’ 한방치료 논란의 전말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댓글 “내 아이가 빙의였다니…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거예요.”한 한방병원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던 소아·청소년 빙의치료 안내문.
“3월 2일자로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었습니다.” 한의사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윤리위원들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빙의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으니 잘못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의보감 같은 데도 귀신 때문에 병에 걸린다고 나온다는데? “현대 한의학에서 인정되지 않는 내용은 당연히 참고할 수 없죠. 99.9% 한 한의사의 개인적 일탈행위라고 봅니다. 몇 년 전에 ‘안수기도로 병을 치료하는 내과의사’가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그 내과의사가 치료방법으로 안수기도를 했다고 모든 내과의사는 엉터리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요.” 취재를 마무리할 시점에 해당 한방병원 전 원장과 연락이 닿았다. 그는 “영혼의 문제는 증명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전에 전생퇴행을 주장한 김영우 박사처럼 양의학 쪽에도 영적 문제를 주장한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한방병원을 접은 지 한참 지났는데도 왜 최근 갑자기 자신이 원장으로 있던 병원 홈페이지 내용이 논란이 되었는지 의심했다. 기자는 “고발 이전에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있었고, 소아빙의 치료 주장 홈페이지 내용은 전화하기 직전인 3월 6일 오전에도 확인했었다”고 밝혔다. 그 전 원장은 “아직 홈페이지가 살아 있는지는 몰랐다. 알려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소아빙의 치료 주장 홈페이지는 삭제되었다. 한 주간 인터넷을 달궜던 소아빙의 치료 논란의 전말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3071500591&code=940100 의 내용을 그대로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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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성자 분께서(단순히 타 사이트에서 퍼오신 건지, 혹은 직접 캡쳐로 따오신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악의를 가지고 글을 올린 것은 아니겠지만, 한의학 종사자의 입장에서는 참 보기 힘든 글입니다. 만약에, 다른 한의원들도 저런식으로 엉터리 진료를 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다면 모르겠지만, 최소한 저런 자극적인 내용을 올리시려면 간단한 사실확인 정도는 해주시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만약 제가 올린 기사가 사실이라면, 저쪽 홈페이니 내용만 달랑 올리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 사이트의 내용만 봐서는, '아 한의사들은 ㅄ이구나'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지 않겠습니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5. 3. 16. 광주의 모 한방병원에서 근무중인 한의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