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투어(Grand Tour).
‘초 호화 수학여행, 그런데 개인 교사를 곁들인…’
16세기 중반 즈음 유럽의 상류층 사이에서 갑작스러운 유행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당시의 시기상으로는, ‘지식인’은 특정한 하나의 학문에만 몰두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다양한 학문을 접하며 다양한 지식을 쌓아나가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시기였거든요.
※이미지는 ‘학자들’과 관계 없습니다.
때문에 당시의 학자들은 보통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이자 철학자이자 작가’ 와 같은 식으로
굉장히 다양한 학문을 갈고 닦았으니, 이러한 학문의 요람이 바로 유럽의 프랑스와 이태리였습니다.
이를 위해 상류층들은 너나 할것없이 자신의 자녀들을 마차에 태워
유럽을 돌며 배우고, 경험하고, 세상을 직접 바라보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당대 최고의 학자들을 개인 교사(겸 수행비서)로 고용하여 ‘누구보다 럭셔리한’ 마차에 태워 여행을 보냈죠.
위대한 그랜드 투어의 시작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럭셔리한 마차’는 보통 아래와 같았습니다.
돈도 많고 가문의 명예가 넘쳐 흐르는 집안의 자식이었으니 반드시 럭셔리해야 하며,
2~3년이나 되는 긴 여행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편안해야 했고,
이 마차를 끄는 말들은 꼭 건강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어야 했으며,
개인 교사와 자녀의 짐을 충분히 많이 실을 수 있어야 하고,
다른이들의 방해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2인승 이어야 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의 GT카, 즉 Grand Tourer(Gran Turismo, 이탈리아어)의 시초가 됩니다.
럭셔리하고, 빠르고, 편하고, 짐이 많이 실리는 2인승 모델이라는 이야기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의 뜻이나 의미는 변화하기 마련이니, GT카 역시도 예외는 아닙니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에서 ‘GT’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간단하게 살펴볼까요?
먼저 ‘GT’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아 자동차의 K3 GT입니다.
K3는 세단 모델도 있지만, ‘K3 GT’ 만큼은 5도어 형태의 모델로 나오고 있죠.
GT카의 특징인 ‘수납 공간’과 ‘성능’에 대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정 모델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내는 모델에는
‘GT’ 엠블럼을 부착해 성능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를 부각시키는 용도로도 사용하고 있네요.
그런가하면 ‘편안함’과 ‘수납 공간’을 내세우고 있는 모델도 있습니다.
바로 BMW의 6GT 모델이 이러한 특징을 지니고 있죠.
2도어도 아니고 엄청나게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정말 넓고 편안해서 장거리 운전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GT’ 성향을 가진 차량이 아닌가 합니다.
또 어떤 브랜드는 하나의 모델을 가지고 다양한 ‘GT’의 해석을 내놓는 차량도 있습니다.
바로 Mercedes-AMG의 AMG GT 2도어, 4도어 모델입니다.
2도어 모델(위)은 럭셔리하고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2인승 ‘GT’를,
4도어 모델(아래)은 럭셔리하고 수납 공간이 많은 장거리 여행용으로서의 ‘GT’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16~18세기의 둘째가라면 서러운 귀족 가문들이 이 정도로 만족했을리는 없습니다.
분명히 더 럭셔리하고, 더 빠르고, 더 편안하게 여행을 다녀오길 바랬을테죠.
현 시대에도 이러한 상류층들이 원하는 ‘가장 GT스러운 차’를 만드는 이들이 있습니다.
페라리의 GT카인 ‘로마’,
벤틀리의 GT카인 ‘컨티넨탈 GT’,
롤스로이스의 GT카인 ‘레이쓰’가 바로 그런 모델들이죠.
누구보다도 럭셔리하고 빠르며, 편안한데다가 짐도 많이 실을 수 있는 2인승의 자동차.
가장 ‘GT’ 스러운 현 시대의 마차가 아닐까요?
오늘은 오랜만에 알아보자 시리즈로 다시 글을 작성해봤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가벼운 주제로 가볍게 글을 적어봤는데, 분량이 조금 아쉽네요.
공사가 다망하여 잠시 짱공 게시판을 떠나 있었는데,
다시 조금씩 글도 올려가며 게시판 활성화에 힘을 좀 보태야겠네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세요~